▲지난 17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임대관리업체 '더굿하우스'. 불은 꺼진 채 문은 굳게 잠겨 있다.
조선혜
"여름휴가인 줄 알았는데, 그 뒤로 아무도 안 오더라고요. 사무실이 꽤 큰데, 전에는 직원도 많았어요."
수십 명의 사람이 분주하게 오가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IBS타워. 이곳 9층에 있는 임대관리업체 '더굿하우스'는 눈에 띄게 고요했다. 굳게 잠긴 문, 깜깜한 실내. 사무실 한편에 걸려 있는 설계도면만이 며칠 전까지는 이곳에서 활발한 영업이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다.
임대관리업체 더굿하우스는 오피스텔 '이중계약'으로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임차인과 임대인에게 계약 내용을 각각 다르게 적용해 돈을 빼돌리는 식이다. 예를 들어 임차인과는 보증금 4000만 원, 월세 13만 원으로 계약한 뒤 임대인에게는 보증금 500만 원, 월세 50만 원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통보하고 일부 금액만 지급하는 수법을 썼다.
또한, 세입자들이 계약시 지급한 보증금을 더굿하우스가 관리해 세입자 수백 명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상태다. 해당 업체가 서울·인천·경기·부산 등 전국에서 임대사업을 벌여 전체 피해 금액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입주사 직원은 최근에서야 수상함을 느꼈다.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그는 "7월 말부터 8월 15일 전까지 하루에 몇 시간씩, 1명씩만 출근해 이상함을 느꼈다"며 "그전에는 직원들도 많고 평범한 회사 같았는데, 뉴스를 보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건물 관리소 쪽도 이런 상황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관리소 관계자는 "더굿하우스는 입주한 지 4년 됐는데, 그동안 임대료도 꼬박꼬박 잘 내고, 양호한 입주사였다"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주 전부터 서울, 경기서 피해자들 수시로 찾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