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핼러윈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유성호
정청래 최고위원은 "그냥 길을 걷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일방통행 조치만 있었어도, 안전 요원을 배치만 했어도, 인파의 흐름을 모니터링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라며 이태원 참사가 인재였음을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국가의 생명줄은 너무도 멀리 있었다"라며 "사과할 사람은 사과하지 않고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 회피성 말을 한다.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그래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통같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어제 오늘 정부 당국자 가운데 누구 하나 진심 어린 사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혼 없는 사과는 하지 않겠다', '우리가 주최한 행사는 아니다', '그 정도로 많은 인파가 하지 않느냐'"라는 등, 사고 뒤 정부·지자체 관계자들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해명한 말들을 언급했다.
이중 "영혼 없는 사과는 하지 않겠다"는 것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발언이다. <한겨레>가 지난 30일 용산구청이 낸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문에 사과가 없는 부분에 대해 묻자, 박 구청장은 "영혼 없는 사과 보단 정확히 어떤 사전 준비를 했고, 실제로 잘 시행이 됐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를 거론한 고 최고위원은 "국민과 함께 아픔을 공감하지 않는 정치가 정치인가. 무능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그리고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를 감당하기가 참 괴롭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고수습이 우선이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내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수가 있다"라며 "서울시에서는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도 코로나 방역과 마약 사건에 대한 점검은 있었지만 안전 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피해자의 빈소에서 들은 유가족의 말을 인용하며 "(유가족이) '그날 폴리스 라인 하나만 있어도 우리 아이 사는거 아니에요?' '경찰이 길만 막아줘도 되는 거 아니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너무나 슬퍼서 참고 계시지만, (이런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현장에 가보았는데 그 작은 골목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어떻게 모를 수가 있나"라며 "저녁 6시 반, 8시 반 그리고 사고가 나던 그 시간까지 엄청난 인파에 도대체 용산구청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경찰은 왜 그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 있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조문하고, 참사 현장을 방문해서 애도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