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6일 오전 계양역 앞에서 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연 '공항·철도·전기·수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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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은 계양1·2·3동, 계산1·2·3·4동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곳에서 52.20%를 득표했다. 윤석열 후보보다 8.58%p 앞선 수치였다.
각 동별로 들여다봐도 이재명 후보는 모든 동에서 윤석열 후보를 앞섰다. 득표율도 적게는 49%, 많게는 56% 정도로 비교적 균일했다. 참고로 인천 전체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이재명 후보 48.91%, 윤석열 후보 47.05%였다.
이렇듯 인천 계양을 유권자의 약 52%는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경험을 갖고 있다. 대선과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지만,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52'란 숫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재명 후보에겐 이 지역에서의 승리 이상이 필요하다. 그가 대선패배 후 잠행을 깬 명분도 "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였고, 실제로 그는 지방선거를 이끄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지방선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재명만 이긴' 판이 돼 버리면 그의 선택과 정치력에 비판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날 만난 주민 중 상당수는 '대선 때의 표심을 바꾸지 않겠다'는 쪽이었다. 지지층만 결집시켜도 넉넉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신호다. 계산역 사거리에서 만난 50대 남성 박아무개씨는 "1997년부터 계산3동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계산역 사거리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9일 이재명 후보와 윤형선 후보 모두 유세를 한 곳이다.
박씨는 "일 잘하는 사람 쪽으로 마음이 간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있을 때 계곡 정비하는 것을 보고 정쟁보다는 실무에 강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라며 "서민에게 더 이득이 될 것 같은 사람이다. 인천이 서울·경기에 비해 낙후된 면이 없지 않은데, 외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계산동에 산다는 70대 여성 송아무개씨도 "외부에서 오고, 말고는 크게 상관없다. 외부에서 오더라도 이재명 후보 같은 큰 정치인이 이곳 국회의원을 맡는 것도 좋다고 본다"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었는데 (떨어져서) 많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대선 표심이 바뀌지 않는 모습은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곳에서 만난 계산3동 거주자 20대 남성 직장인 서아무개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면서 "정치에 큰 관심은 없는데 이재명 후보를 찍진 않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20대 중후반의 남성 김아무개씨도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찍었고 이번에도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며 "연고가 없는 이재명 후보가 이곳에 온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27세 여성 대학생의 대답은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아프고, 윤형선 후보 입장에선 반색할 만한 내용이었다. 계양동에 사는 이 여성은 "지난 대선에서 3번(심상정 정의당 후보)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이곳에 온다고 해서 의아하긴 했는데 굳이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어제 TV 토론회를 봤다. 대선 때 투표소에 가서 백지를 내고 오려다가 3번을 찍었는데 이번엔 국민의힘으로 마음을 정했다"라고 말했다.
"정말 이곳이 뜨겁나?" vs. "의외의 국힘 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