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꽃 튀김을 할 때는 꽃대를 잡고 머위꽃에만 밀가루옷을 입혀 튀겨낸다.
박진희
머위꽃을 씻을 때는 버섯을 씻을 때처럼 겉에 붙은 이물질만 떨어지게 씻는 듯 안 씻는 듯 흐르는 물이 스치면 끝이다.
요리 좀 하신다 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튀김 옷은 찬물이나 얼음물을 이용해야 바삭거린다. 밀가루를 풀 때는 다섯 손가락을 전부 담궈서 폈다 오므렸다를 반복해 가며 가볍게 밀가루를 풀어주면 되는데, "나는 그렇게까진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거품기를 이용하셔도 큰 문제는 없다.
종종 SNS에 머위꽃 튀김을 소개하는 글이나 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제까지 본 바로는 튀김옷을 꽃 전체에 골고루 묻히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내 경우엔 꽃대를 잡고 꽃망울에만 튀김옷을 가볍게 입힌 후 꽃대를 잡은 채로 기름에 살짝 담근다.
그러면 접혔던 우산이 활짝 펴진 것처럼 꽃망울이 360º로 벌어지는데, 이때 예쁘게 잡힌 모양을 유지하려면 잠시 인내심이 필요하다. 섣불리 꽃대를 들어올렸다가는 모양을 망치기 십상이라 튀김옷이 단단해졌다 싶을 때 꺼내야 낭패가 없다. 그러고도 다시 앞뒤로 한번 더 튀김옷을 입혀 튀기면 꽃모양을 살린 예쁜 튀김이 완성된다.
우리가 무침이나 쌈으로 먹는 머위 잎도 튀기면 별미가 된다. 김부각이나 깻잎 튀김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겠다. 쑥도 튀김옷 입힌 후 튀겨 내면 이 계절에만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듯, 머위 잎도 머위꽃 튀김처럼 같은 방법으로 튀겨 내면 봄철 별미 음식으로 딱이다.
활짝 핀 잎 모양을 요리로 재현하려면 머위잎 모양이 잡힐 때까지 잎자루를 잡은 채 기름 속에 잠시 담가 둬야 한다. 심하다 싶을 만큼 심혈을 기울여야 예쁘게 튀겨지는데, 먹어본 자만이 그 맛을 알기에 그 귀찮은 과정을 인내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