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가운데,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교회 측은 건물은 물론 홈페이지와 전화 운영도 모두 중단했다.
김보성
'안내 공지, 22일부터 모든 예배 집회 없음'
25일 오전, 굳게 닫힌 교회 정문 앞에 담임목사 명의의 메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나가는 버스와 차들 외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건물 폐쇄 사흘째.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부산 온천교회는 며칠 사이 23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주말부터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다.
교회 관계자는 아예 만날 수 없었다. 공식 전화에선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 멘트만 나왔다. 홈페이지도 초상권 보호를 위해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이날 비까지 내리자 온천교회 주변으로는 인적을 찾기 어려웠다. 이따금 만난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인근 주민인 A(36)씨와 겨우 말을 나눴다. 그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 주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지금 난리에요, 난리". 아침부터 가게 문을 연 B(40)씨도 푸념을 쏟아냈다. B씨는 "확진자가 저렇게 많이 나왔는데, 동네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다"며 "이게 끝이 아닐 것 같아서 더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온천교회는 부산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이어 한곳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때문에 집단감염 우려가 계속 나오지만 감염 경로와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처음에는 교회 감염자 중 '부산1번' 환자 C(19)씨에게 보건당국의 관심이 쏠렸다. 우한 교민인 아버지를 통한 감염을 의심했지만 1번 환자의 아버지는 수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후에도 확진자가 늘어나자 감염의 연결고리가 하나 등장했다. 상당수 확진자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온천교회 수련회에 하루 또는 이틀씩 참여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