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6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소연
이 전 총리는 '혹시 너무 일찍 떴다는 생각도 하는가'라는 질문에 웃으면서 "삶이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요즘 많이 느낀다"며 "과분한 영광이고 때로는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국민의 기대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오늘 힘든 일을 해결해 드리고 내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 그럴만한 역량이 있거나 신뢰감을 주는 것, 이것이 2년 후 대선에서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상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와의 인터뷰는 7일 오전 10시30분경 서울 종로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그는 현재 종로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황이다.
이낙연이 카운터파트 황교안을 대하는 방식
기자 입장에서 이 전 총리는 인터뷰하기 매우 까다로운 대상이다. 그는 말을 가려서 한다. 품격을 중시하는 그의 화법은 초선 대변인 시절부터 유명했다. 여간해선 실수도 잘 하지 않아 기자 입장에서는 뉴스를 끌어내기가 만만치 않다.
인터뷰 시점인 7일 오전은 아직 이낙연-황교안 종로 빅매치가 성사되기 전이었다. (이날 오후 3시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빅매치는 성사됐다.) 종로 출마 압박 속에서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좀처럼 최종 결심을 못 내리고 있었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선 황 대표를 향해 뭔가 한마디 할 수 있는 타이밍. 이미 그는 지난달 23일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황 대표에게 "신사적 경쟁을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조금 밋밋했다. 인터뷰에서 황 대표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른바 종로 빅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많다. 솔직히 됐으면 좋겠나, 안됐으면 좋겠나?
"장단점이 있다. 이른바 빅매치가 된다면 제가 전국을 순회하며 지원해야 한다는 부담이 좀 덜해질 것이다. 대신 종로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고."
- 그래서 됐으면 좋겠다는 건가?
"(웃으며) 이미 일찍이 말씀 드렸다. 신사적 경쟁을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그 말도 자꾸 하면 결례가 될 수 있으니 이 정도로 하는 게 좋겠다."
- 총리로서는 후배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한참 선배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황 대표에게 충고를 한다면?
"아이고, 그거야말로 건방진 이야기다. 제가 그럴 처지가 아니다."
별 소득이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이날 오후에 황 대표가 3시경 종로 출마를 선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즉각 이 전 총리 측에서도 황 대표 긴급 회견 직후 입장을 내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제야 뭔가 좀 뜨거워지려나. 황 대표 회견이 지나고, 오후 3시10분 경 이 전 총리의 입장이 나왔다.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합니다."
거의 같다. 이것이 이낙연의 화법이고, 상대 카운터파트를 대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