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선 홍준표-김진태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왼쪽)와 김진태 의원이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방송4사(MBC·KBS·SBS·YTN)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기 앞서 나란히 서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그의 막말, 특히나 블랙리스트 관련 발언들은 가히 '가짜 뉴스' 수준이라 할 만하다. 홍 지사가 이번 대선에서 '완주' 의지가 있다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더 이상 두둔해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홍 지사는 자신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달 31일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적은 페이스북 글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자당 소속 대통령이 형사 피고인으로 수감 된 날, 또 한 명의 형사 피고인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법치는 민주체제의 근간입니다. '반체제' 정당도 아니고, 93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원내 2당이 벌이는 엽기적 행태에 할 말을 잃습니다. 해외토픽감입니다. 나라 망신 그만 시키고, 폐업이 애국이라는 말씀드립니다.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홍준표 후보는 꺾어서 촛불 시민의 자긍심을 지켜내겠습니다."
맞다. "법치는 민주체제의 근간" 맞다. 법치를 뛰어 넘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홍준표 지사. 그는 심 대표의 말마따나 현재도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홍 지사는 무죄 판결을 자신하고 있지만, 뚜껑은 열어 봐야 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진태 의원조차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 토론에서 이렇게 비판한 바 있다.
"3심 대법원에서 만에 하나 이게 바뀌거나 한다 그러면 후보가 됐을 때 우리 당은 정말 큰일 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이에 대해 홍 지사는 "내 재판 걱정하지 마시고 김진태 의원님 선거법 재판 고민하십시오"라고 맞불을 놨다. 자유한국당 경선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었다. 하지만 홍 지사의 활약(?)으로 국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경남시민들은 분개 중이다.
대선후보 중 압도적인 비호감도 1위를 자랑하는 홍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다음날인 지난 1일 경남 시민사회노동 단체들은 '홍준표 적폐 청산' 선언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홍준표 주민소환운동본부' 등 이 지역 단체들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근혜 적폐청산과 함께 홍준표 적폐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홍준표 도지사의 그릇된 정책과 정치행위는 이제 끝나야 한다"며 "홍준표 도정은 박근혜 국정과 함께 경남도민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홍준표 도지사는 박근혜 오만과 독선과 다를 바 없다. 자신과 견해가 다른 이들에 대한 막말과 정치적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서민을 위한 도정과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했다.
한국YMCA경남협의회,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역시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민의 참정권을 무시하고 공직선거법을 악용하는 홍준표 도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다"고 밝힌 홍 지사의 선거법 악용을 거세게 비판한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 역시 지난 1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홍 지사는 이제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니 경남도지사 직을 즉각 사퇴하고 대통령선거에 집중하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홍 지사는 대선 30일 전인 오는 9일 일요일 늦은 시간에 사임서를 내는 '꼼수'를 부리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했다. 이럴 경우 선관위 통보가 늦어지면서 보궐 선거 자체가 무산되게 된다. 경남도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홍 지사가 도지사직 복귀를 두고 벌이고 있는 '꼼수'를 정치적 도의는 물론 도민까지 우롱하는 행태로 규정하고 있다. 막말은 기본이요,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대선 이후 도지사직까지 유지하겠다는 홍준표의 꼼수.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진태, 강원도, 태극기 니가 알아서 잘 맡아라"
"지금 자유한국당은 전혀 바뀐 게 없고요. 그쪽 대선후보로 뽑히신 분이 자격이, 출마 자격조차 없는 사람 아니냐."지난 1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범보수 통합'을 주장 중인 홍 지사에게 이렇게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식구였던 유 후보나 바른정당 내에서도 "(자유한국당이) 바뀐 게 없다"는 반응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지사는 믿는 구석이 있어 보인다.
대선 후 예고되는 보수 진영 재편 구도 하에서 자신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홍 지사의 믿음은 대선후보 선출 이후 더욱 강력해진 모양새다. 그런 점에서, 1일 김진태 의원 등 자유한국당 내 유력인사들이 참여한 당내 화합 모임에 참석한 홍 지사가 김 의원에게 건넸다는 인사말은 무척이나 상징적이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홍 지사는 김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진태, 니 인마 잘해라. 강원도, 태극기 니가 알아서 잘 맡아라."많게는 15%까지 나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야말로 자유한국당 지지층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태극기 집회'라 불리는 '친박' 집회 참가자들의 지지야말로 김진태 의원은 물론 당내 "친박" 세력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해 온 '대선후보 홍준표'가 기대고 있는 '믿는 구석', '비빌 언덕'이라 할 수 있다.
대법원 최종심이 결정될 때까지, 그의 막말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15% 안팎의 '친박' 자유한국당 지지세력들에게 향후 '보수의 리더'로 각인되기 위해 블랙리스트도 팔고, '노무현'도 팔며, '종북좌파' 프레임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85%의 국민들이, 경남도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또 어떤 피로감을 호소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저 자신의 기득권과 권력, 보수 정권의 부활만이 그의 관심사인 셈이다. 출마 자격따위, 정치적 도의 따위가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결국 구속에까지 이르게 한 다수 국민들은 훨씬 더 현명하다. 자유한국당이나 홍 지사까지도 '적폐 세력'의 한 축임을 잊지 않고 있다. '장미대선'의 결과와 더불어 끝나지 않은 경남도민들의 '행동'이 이를 입증해 낼 것이다. 그때까지, '막말' 홍준표 지사가 더욱 더 큰 활약을 벌이시기를 고대한다. 부디 홍 지사가 한국식 보수, 아니 극우기득권의 맨얼굴을 밑바닥까지 까발려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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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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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홍준표 후보의 더 큰 활약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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