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행정구역상 오색1리 2반으로 불리는 백암마을과 오색1리 5반에 해당되는 관대문마을 일대에 산벚꽃이 절정일 때엔 달리던 차들을 갓길에 주차시키고 많은 이들이 풍경 속에 자신을 담고자 한다.
정덕수
매년 맞이하는 봄이고 피는 꽃이니 새삼스럽게 거론 할 필요 있느냐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엄혹한 계절을 넘기고 돌 틈에 숨어 피는 작은 꽃이라 한들 반갑다 눈길 주지 않을 수 있는가.
양양에서는 가장 먼저 제대로 꽃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는 역시 낙산사가 첫 손에 꼽힌다. 보타전 뒤 산비탈 양지쪽에 노랗게 수놓는 복수초는 때때로 눈발이 날리는 1월 중순부터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 2월 중순을 넘어서면 꽃으로 둔덕이 환하게 밝혀진다.
이때부터 꽃을 담고자 하는 출사객들이 전국에서 달려오는데, 낙산사처럼 훤하게 트여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는 장소가 아니면 공개하는 자체에 대해 요즘은 많이 꺼리는 실정이다. 큰괭이눈이나 노루귀, 얼레지, 현호색, 괴불주머니, 산자고… 거침없이 눈과 매서운 바람에도 꿋꿋하게 제 시기를 알고 꽃들이 피는 3월은 해발 300m 이하의 낮은 지대엔 완연한 봄이지만 양양의 봄은 4월로 접어들어야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제 2주 뒤인 4월 중순엔 반드시 만나 볼 꽃이 있다. 어지간한 도로변에 심은 벚나무들이 꽃을 모두 떨구고 잎을 한창 피워 올리는 시기에 온 마을이 꽃으로 둘러싸이는 풍경, 생각만으로 가슴이 울렁거리지 않은가.
나태주 시인이 그의 시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 했다. 또한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도 했다. 졸방제비꽃이나 콩제비꽃, 봄맞이나 개미자리와 같이 정말로 자잘한 꽃들이 많아 자세히 보아야 진정으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분명하게 가슴에 담을 수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소개하는 꽃은 굳이 자세히 볼 일도, 오래 지켜볼 필요도 없이 첫눈에 "아!" 탄성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