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서 피자?중청대피소에서 만들어 먹은 피자
임종철
"헉~ 살다 살다 산에서 피자를 만들어 먹는 분들을 다 보네요. 준비를 많이 해 오셨네."건너편 취사장에서 식사를 하던 40대 등산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피자재료를 준비해왔습니다. 덕분에 고도 1676m의 중청대피소에서 '치즈피자'를 맛봅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국립공원에서는 원칙적으로 불을 피워 조리하는 취사행위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장거리 코스를 등산하면서 이용하는 대피소에서만 유일하게 버너를 이용해 음식을 조리 해먹을 수 있습니다.
등산객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라면입니다. 몇 그램의 무게라도 배낭에 얹어지면 천근만근 느껴지는 장거리 산행에서 무게의 부담도 덜고 조리법도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삼겹살을 구워 소주에 곁들여 먹는다면 특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간이 에스프레소 기계를 준비해 커피를 내려먹는 럭셔리한(?) 등산객들도 눈에 띕니다.
중요한 것은 먹을 만큼 적당히 준비하여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일입니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대피소에서 해먹는 음식이 나날이 진화해도 괜찮겠지요. 피자라고 하지만 빵 역할을 하는 밀전병 몇 조각에 치즈 한 봉, 그리고 파프리카며 버섯처럼 몇 가지 야채를 미리 썰어 오면 간단합니다.
별빛 쏟아지던 황홀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