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페이스북.
조선일보 페이스북 갈무리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부터 페이스북의 운영 방침을 바꿨다. 당시 <더피알>과 인터뷰를 가진 '조페지기'(조선일보 페이스북 운영자를 칭하는 단어)는 운영 방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관련 기사 :
'롸져댓' '오빠야' '1따봉'…"진짜 조선일보 맞나요?"). "최근 페이스북 관리 인원의 절반 정도가 바뀌었다. 알다시피 페이스북 이용자는 10대, 20대, 30대가 많다. 뉴스를 딱딱하게만 접근하기보다 젊은 그들 눈높이에 맞춰서 커뮤니케이션하면 친밀도가 높아지고 기사 클릭 수도 늘 것이라고 본다."<더피알>에 따르면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디지털뉴스본부 내에 소셜미디어팀과 디지털편집팀이 있는데 두 곳의 협의 하에 페이스북을 운영한다"고 한다. 즉, 복수의 운영자가 협의를 거쳐 이러한 표현들을 SNS 상에 배포한다는 것이다. 마치 젊은 독자층과의 소통 시도가 부적절한 표현을 쓰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사실 <조선일보> 페이스북의 이러한 문제적 표현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 "'이건희 성매매 의혹'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기사에는 "갤럭시4 "저는 0됐습니다", "0퇴물이거든요"란 멘트를 달았고, "경찰 측 "이진욱 고소인, 무고혐의 가능성 높다"에는 "고소인4 "저는 저어언_혀 0되지 않습니다"란 부적절한 소개 글로 원성을 샀다.
특히 "박유천 성폭행 혐의로 세 번째 고소 당해"란 기사에는 드라마 속 장면인 듯한 박유천의 샤워 사진을 걸어 놓고는 "아 빨리 좀 나와요", "화장실을 몇시간을 쓰는 거야 대체"란 멘트를 달아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이렇게 특정 층에게 유행하는 '드립'이라는 미명하에 일방적인 '촌철살인'(?) 멘트를 지속적으로 유포해오고 있다. 이러한 '드립'은 (박근혜 대통령은 예외일 듯하지만) 정치인이나 유명인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수준이 과연 한 언론사를 대표하는 공식 계정이 담을 만한 표현들인지에 대해선 비판적이지 않을 수 없다.
'막말의 시대'를 버텨내는 조선의 장삿속이른바, '막말의 시대'다. 여기저기 도를 넘은 욕설이 '막말'로 포장되고, 그것이 뉴스와 SNS를 타고 전파되며, 자의든 타의든 그 막말들을 듣고 접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최근에 일어난 일 중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쓰레기" 발언이나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막말들을 "1등 신문"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언론사의 공식 SNS 계정이 부러 전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그 근거가 "젊은층과의 소통"이라면 더더욱 부적절하다. 'SNS 분위기가 그러니까', 'SNS 사용자들의 근간인 20~40대의 언어 습관이 그러니까'는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일베'의 언어가 오프라인으로 침투한 지 오래다. 같은 맥락에서, 특정층을 향한 공격성과 차별, 혐오의 언어와 시선을 비판해야 할 언론사 공개 계정이 오히려 그러한 행태에 동참할 이유는 없다. 비극(?)적인 사실은, 많은 SNS 사용자들이 이 <조선일보> 페이스북의 멘트들이 <조선일보> 자체의 논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SNS 사용자들과 넥슨 항의 집회에 동조하는 이들은 '넥슨' 기사 멘트와 관련해 페이스북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 디지털뉴스본부와 소셜미디어팀, 그리고 독자권익위원회 보호위원회 등에 항의 전화와 이메일 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단순한 몇 마디 문장이지만, 당사자는 물론 다수의 뉴스 소비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지금도 당당하게 쏟아지는 비판과 댓글들을 감내(?)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환영한다. 계속해서 그렇게 '<조선일보> 민낯'과 '수준'을 스스로 까발려 주시기를. 어찌됐건, 점차 뉴스 소비가 SNS로 넘어가고 있는 이 시대, <조선일보> 페이스북의 '자폭'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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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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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악 드립' <조선> 페북, '자폭'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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