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보도한 김종인 대표의 말말말.
채널A
"그 사람(문재인)은 작문하는 것이 버릇인 것 같다.""그 자신이 무슨 당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문이 당 대주주? 무슨 얼어 죽을 대주주냐."25일 <채널A>가 보도한 김종인의 '막말' 퍼레이드다. 지난주 문재인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두 사람의 대립각이 보도되면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매체들은 '김종인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그저 보수언론의 일상적인 야당 대표 폄훼로만 볼 성질을 넘어섰다.
그의 '반말'과 '하대'에 가까운 말버릇은 물론 언론 인터뷰에서 폭포수처럼 쏟아 내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4.13 총선 이후 당권경쟁으로 인해 흔들리는 제1야당의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향은 그의 평소 언어 습관을 살렸다고 강조하는 몇몇 인터뷰 전문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죽했으면, 김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서울 마포을 손혜원 당선자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자신을 모셔온 당 대표(문재인)에게 '헛소리 한다'고 이야기를 하나"며 "조심했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을까.
소신과 언어는 결코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김종인 대표의 지속적인 '막말'은 이미 김 대표가 스스로 "정무적 판단"으로 '컷오프'시킨 정청래 의원의 '막말'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당 대표를 비롯해 자신은 "욕심이 없다"고 하지만, "노욕"을 발휘중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도 바로 김종인 대표의 혀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김종인의 소신과 언어 소신이라면 더욱 문제다. 지난주 논란이 된 구조조정 문제도 다르지 않다. "미시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김종인 대표는 실업대책이 수반된다면 정부의 구조조정에 협력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가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라"는 김 대표의 여전한 '우클릭'에 여당마저 긴장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이었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25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근로자 이외에도 실업자가 많다. 그런 부분에는 아무 일도 안 하다가 특정 대기업에서 실업이 생기면 그걸 갖고 온 나라가 시끌시끌해져야 하는 이런 풍토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실업대책은 경영진과 주주, 그리고 채권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치권과 정부가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당 차원의 TF팀을 만들기로 한 김종인 대표와 더민주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 하지만, 한일합의 발언에 앞서 구조조정 발언 역시 그의 소신에서 비롯됐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운동권'이라면 무조건 싫어하고, 세월호 2주기 추모식마저도 '정무적 판단'으로 당 차원의 참석을 거부했던 김종인 대표.
보수와 중도를 끌어와야 한다는 강박과 '우클릭'으로 대표되는 평소 소신이 어떻게 구현될지, 그가 더민주의 당권을 쥘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의 소신에서 비롯된 '말잔치'가 결국 그 자신을 옥죄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대사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위한 말 한 마디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줬을 상처를 떠올려 보시라. '노욕'이란 비판이 듣기 싫다면 먼저 자신부터 돌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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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작문하는 버릇?... 심각한 김종인의 '말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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