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에 통렬히 반성"...고개숙인 이완구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언론 외압' 등 그간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본의아니게 언론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서도 깊이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의 부족한 점에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남소연
병역 의혹도 그렇다. 이날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기한 사실을 보면 더욱 자명하다. 풀어보면 이렇다. 병역기록표 상에서 이완구 후보자는 1971년 서울 수도육군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으며 정상적으로 받은 검사 결과에서 1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공무원이 된 후 자기 근무 지역인 충남 홍성의 홍주국민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완구 후보자는 이에 대해 "부주상골로 초등학교 때 찍은 엑스레이가 있다"며 "지금도 그 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도 했다. 자, 우리가 청문회에서 들어왔던 단골 메뉴인 "기억이 나지 않는다"도 모자라 "어릴 때 병으로 지금도 아프다"는 말까지 들어야 하다니. 아니, 우리가 왜 '부주상골'이 무슨 병인지 조사를 하고 이를 헤아려야 하나.
그런 이완구 후보자는 끊임없이 '부주상골'의 아픔을 호소했다. 일부 발목뼈가 붙지 않아 다른 뼈가 하나 더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평발 변형을 불러 오기도 하는 이 질병을 앓고 있다는 이 후보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찰공무원'의 엄격한 신체검사는 거친 바 있다.
이날 오전 청문회는 이렇게 이 후보자의 앞뒤가 안 맞는 거짓말과 구렁이 담 넘어 가는 듯한 변명, 그리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제 편들기가 만들어낸 한 편의 코미디영화와도 같았다. 그의 정점은 물론 이완구 후보자가 찍었다.
"저와 저희 가족은 한 달에 110만 원, 연간 1200만 원 정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저의 자식에 대한 교육이고, 저 자신도 공직자였기 때문에…."사실 이 답보다 질문이 걸작이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유니세프 5만 원" 등 이완구 후보자와 그의 아내, 장남, 차남의 기부 내역을 몇 만원 단위로 소상히 밝히며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거론했다. 시민단체와 국제기구에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한다고 '청렴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 단체에 어제도 오늘도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세상의 '개미' 후원자들이 허탈해 하지 않겠는가.
이날 청문회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 중 두 개는 충족됐다. '이완구의 거짓말 쇼'와 '새누리당의 이완구 일병 구하기' 말이다. 야당이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과거 후보자들과 비교해 낙마 사유가 차고도 넘치는 이완구 후보자가 그대로 인준을 받는다면, 문재인 당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다. 그러나 지켜보도록 하자. 청문회는 11일까지 계속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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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덩어리 이완구, 이런 '사과'는 못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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