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모인 5대종단 세월호참사진상규명을위한5대종단 종교인협회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특별법제정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희훈
굵은 장대비가 스님의 법복을 적셨지만 그날, 바닷물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간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리를 뜰 수 없었다.
1일 오후 서울 종각역에는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는' 성직자들이 모였다. 개신교의 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불교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원불교의 사회개벽교무단, 천도교의 한울연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 5대 종단 성직자와 시민 250여 명은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종단의 울타리를 넘어섰다. 행사 시작 전부터 거세게 내린 비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빗속에 서 있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물속으로 가라앉는 배 안에 갇힌 학생들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했을까…."기도회에 앞서 열린 문화제에서 스스로를 '노래하는 목사'라고 소개한 윤광호 목사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자작곡 '기다리래'를 선보였다. 침몰하는 배에서 아이들이 주고받은 대화 중 가장 아프게 와 닿은 말을 제목으로 붙였다. 무대 아래 5대 종단의 성직자들은 노란 우산을 위 아래로 흔들며 화답했다.
"세월호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하여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합니다."공연이 끝나고 한 성직자가 행진 시작을 알리자, 참석자들은 "특별법을 제정하라", "대통령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1킬로미터 남짓한 거리를 걸어온 이들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단식기도회 천막이 있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멈췄다.
"대통령이 김영오씨 면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