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 촉구 대행진세월호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세월호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 촉구 대행진'에 나선 유가족과 시민들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안산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서울을 향해 1박 2일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권우성
"국회는 성역없이 조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며 유족들이 도보행진에 나선지 10시간째. 이날 오후 7시 40분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숙소인 경기 광명시민체육관에 도착했다. 체육관 앞에서는 시민 60~70여명이 줄지어 선 뒤 "힘내세요", "성역없는 조사 위한 특별법 제정" 등 피켓을 들고 박수로 유족들을 환영했다.
유가족들은 오랜 도보로 인한 통증 외에는 별다른 부상 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유가족 의료 지원을 나온 안산시 한사랑병원 의료진은 "유족분들이 오래 걸은 탓에 물집과 근육통, 그리고 신경성 두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증상 없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시민행렬은 줄지 않았다. 오후 7시께, 유족의 뒤를 따르는 시민들은 약 150명에 달했다.
친구와 함께 행진에 동참한 김윤영(33)씨는 "사고로 인해 유가족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 것 같다"면서 "비가 오는 중에도 걷는 유족들을 뒤에서라도 응원해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온 김광수씨는 지난 단원고 생존 학생 도보 행진때도 아이스크림을 준비했었다. 이날도 김씨는 광명 덕암주유소 앞에서 빨랫대에다 판을 깔아 아이스크림을 올려놓았다. 김씨는 "오늘은 비가 와서 많이 안 가져가는 것 같다"면서 "남은 것은 행진단 버스에 옮겨 싣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체육관에서 9시께부터 촛불문화제 및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희생자 추모와 함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연과 유가족의 편지낭독가족대책위가 준비한 추모영상과 공연 등이 준비돼있다.
이어 9시에 개최되는 국민대토론회에서는 <특별법은 이런 것>이란 제목의 연극을 25분 가량 공연한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소속 관계자 등 여러명이 박 대통령과 여당 대표 등으로 분해, 의사자 지정이나 보상금 등에 대한 오해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국민발언대>에서는 시민들이 단상 위에 나와 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한편 유족들이 숙소로 광명시민체육관을 택한 이유는 함께 행진한 시민들과 숙박을 함께 하기 위해서다. 처음엔 생존학생들이 도보행진 당시 머문 청소년수련관도 고려했지만 자리가 좁아서 광명시민체욱관을 택했다.
또 세월호 사고 당시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희생자들을 기다렸던 것처럼, 사고 100일째인 7월 24일 광명체육관에서 특별법을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