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을 먹고 있는 모습.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서울특별시
'마른 논에 물 들어 가는 것하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201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친환경무상급식은 이전까지 시행된 학교급식과 차원이 다른 정책이며 제도입니다. 친환경급식은 2006년 학교급식법 개정 후 지역에 따라 부분적으로 진행되어 왔는데요. 무상급식의 실시는 국가가 학교급식을 책임지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전의 학교급식은 적절한 영양소와 열량이 갖춰진 밥을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먹이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급식을 남김없이 먹도록 하고, 영양소와 식사 예절 교육을 중심으로 한 정도였죠.
학부모의 참여는 제도적으로 일부 마련되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하게 하는 밥은 어떤 밥인지, 내 앞에 있는 밥이 어떤 수고로운 손길 속에 오게 되는지 내가 먹는 밥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 수 없었죠.
친환경무상급식은 달랐습니다. 건강과 환경, 배려가 담긴 식사이고 교육과 참여 속에 이루어진 급식이었습니다. 생태계를 살리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제철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고 냉동가공식품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전통적 발효식과 곡채식 식단 위주로 마련되었습니다.
광역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 식생활교육 지원사업(2013) 내용을 보면, 씨앗이 흙에 뿌려져서 밥으로 오는 과정과 건강한 밥이 내 몸과 지구에 끼치는 영향까지 체험하고 학습하며 이웃과 나누는 교육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양교사의 지도로 농촌을 이해하며 농작물을 가꾸어 먹으면서 제 맛을 알고 즐기게 되어 급식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는 '친환경농산물 이용 학교급식에 대한 중학생의 인식, 만족도 및 요구도 조사(채윤희)', 친환경식재료 사용여부에 따른 학교 급식 만족도와 식생활 행동 비교(송덕희)'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급식에 대하여 긍정적인 인식 및 만족도를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급식에 대한 요구도도 높게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건강한 식생활과 친환경급식이 중학생에게 유기적인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겠다.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친환경 급식에 대한 교육 및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친환경급식의 실시가 청소년의 바람직한 식생활 환경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된다." - 채윤희"친환경식재료를 이용한 급식섭취 경험이 급식 전반적인 요인에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며, 가공식품이나 식품의 위해성 관련 식생활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 향후 가정과 연계하여 식습관 개선을 유도하고, 학교 내에서도 교과 연계를 통한 식생활교육을 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 송덕희밥만 잘 먹이는 게 아닙니다, 사회가 밝아집니다서울시교육청 블로그 '행복사다리'에 따르면 명일중학교의 경우, 친환경무상급식을 진행하면서 급식소위원회와 학부모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학부모들은 검수와 검식으로 나뉘어 모니터링에 참여하는데요. 학부모들은 '식재료의 상태와 급식실의 위생 상태를 확인하고 아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건강문진표도 작성' 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학교는 이 내용을 적극 반영한다고 합니다.
'급식소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급식소위원회는 교직원(교감, 행정실장, 부장, 교사), 학부모(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외 5명), 학생 위원(학생회장, 부회장), 영양사 등 13명으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매달 둘째 주마다 만나 그간의 식단을 검토하고 급식의 문제점, 개선할 점 등에 대해 논의합니다. 1차적으로 작성한 식단 메뉴를 보면서 식단의 조화와 질, 조리방법 등을 공유하고 교직원, 학생, 학부모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식단을 토의해 다음 달 식단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 행복사다리 '학교급식이 달라졌어요' 가운데친환경무상급식은 미래 세대를 사회가 책임지고 보호하며 성장을 돕는 전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제도로, 그 효과가 매우 큽니다. 아동 건강의 측면에서 신체를 건강하게 발육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를 안정시키고 자연과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키워서 치유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참여는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을 재구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학교장이나 선생님 중심으로 운영되던 학교가 운영위원회, 급식위원회 등을 통하여 학부모들의 참여가 활발해집니다. 함께 학교에서 벌어지는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 급식 참여 활동으로 성장된 학부모들이 자연스레 마을 활동에도 참여하게 되니, 지역이 활기차게 변화합니다.
또 친환경무상급식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마련된 자치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는 친환경식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직거래 및 공동구매를 비롯, 생산지를 이해하기 위한 도농 협력사업 등을 펼치고 이는 다시 마을사업센터로 확장됩니다. 한 마디로 지역 먹거리 정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현재 5개 자치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