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논골담길 벽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바닷가 산동네 마을. 바람에 날아가는 빨래들.
성낙선
봄의 길목으로 들어선다는 입춘도 지나고, 겨우내 잠들었던 개구리들이 기지개를 펴고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 꽃샘추위도 사실 한겨울 찬바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바야흐로 따뜻한 봄, 봄이 다가온 것이다.
한낮에 햇살이 강할 땐, 노곤한 기운이 온몸을 무겁게 내리누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졸음이 한없이 밀려오는 걸 막을 수 없다. 이때쯤 되면, 지난겨울 내 머릿속을 맑게 해주던 차고 날카로운 공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