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30일, 선등거리 점등식이 있었다.
신광태
"…다섯, 넷, 셋, 둘, 하나, 점등!"화천읍내에 운집한 수많은 관객들이 카운트다운 끝에 '점등'을 외치자, 수천 개의 산천어燈(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왔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트리가 점등되는 순간이었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참여한 화천 주민들을 비롯한 관광객들은 일제히 환호를 올리며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이 등은 2014년 2월 14일 정월 대보름까지 불을 밝힌다.
지난 11월 30일 오후 6시.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내에선 선등거리 점등식이 열렸다. 산천어 모양의 등(燈)을 만들어 불을 밝히는 행사. 시행된 지도 벌써 5년이 됐다.
2009년, 산천어축제가 개최된 지 7년째 되던 해, 화천군은 고민에 빠졌다.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참여하는 산천어축제, 그들은 저녁만 되면 썰물처럼 읍내를 빠져나갔다. 인근 시(市)에 산천어축제에 참여했던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화천군은 분석에 착수했다. 답은 아주 간단히 나왔다. 야간에 즐길 만한 문화가 없다는 것.
"읍내 도로전체를 돔 형식으로 꾸미고 이곳에 산천어로 만든 등을 매달면 어떨까? 산천어 거리. 또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2009년 봄, 산천어축제를 만든 정갑철 화천군수(현 3선 군수)의 제안으로 선등거리를 탄생시켰다. 그 많은 등을 만들 사람들이 필요했다. 어르신들을 각 마을 노인정에 모셨다. 산천어등 제작. 노인들의 일거리 창출로 연결되는 계기를 마련한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