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가 연단으로 가는 길은 일찍부터 만들어져 있었다.
이종득
유세차 앞으로 다가가 보니 연예인 유세단이 먼저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김진태씨를 비롯해 배우들과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라왔다. 누군가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 박근혜"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어떤 남성 가수는 자신의 노래 한 소절을 부르면서 청중을 모으고 있었다.
오전 11시 20분께가 되자 700~800여 명이 모였다. 4차선 도로 한복판을 가로 지르고 서 있는 유세차량을 중심으로 10m 정도가 사람으로 밀집돼 있었다. 무대에서는 황영철 홍천·횡성 지역구 국회의원이 역시 "준비된 여성 대통령" 구호를 연호했다. 다음은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소개됐고, 한기호 새누리당 강원도당 위원장이 연단에 올라 박근혜 후보 지지연설을 이어갔다.
박근혜 후보가 유세장에 나타난 것은 오전 11시 40분께. 건장한 청년들로 구성된 선거유세 관련자들은 카메라를 메고 좋은 사진 한 장 찍어보려고 자리를 잡은 기자에게 뒤로 물러나달라며, 강압적인 말투로 요구했다. 경호원들에게 떠밀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박근혜 후보는 건장한 청년들에 의해 확보돼 있는 길을 따라 연단에 올라섰다. 청중은 어느새 1000명 정도로 많아졌다. 그런데 홍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횡성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다. 기자는 지인 여섯 사람을 현장에서 만났는데 주변에 서성이는 지지자들은 대부분 횡성에서 온 이들이었다.
60대로 보이는 남성 두 명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네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명함까지 돌려주며 완강히 거절했다. 손까지 설레설레 흔들면서. 그래도 다시 다가가 "횡성에서 일부러 오셨나요?"라고 묻자 두 남성은 돌아서서 먼 곳으로 갔다.
이정희 후보를 향한 날선 비판으로 연설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