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신사2동 팔각정에서 산새마을 주민 주최로 '별이 빛나는 영화제'가 열릴 가운데, 영화를 관람 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이 비빔밥과 수박을 함께 나눠 먹고 있다.
유성호
이날 호객 행위의 '미끼'는 산새비빔밥이었다. 콩나물, 오이, 무채, 당근, 계란을 넣은 비빔밥에 고추장과 참기름도 듬뿍 들어갔다. 후식으로 잘 익은 수박도 준비됐다. 8통, 9통 주민들이 50인분의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밥통이 열리고 배급이 시작되자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밥 한 그릇 먹고 놀다 가기도 했다.
호객행위에 걸린 임정순(48)씨는 신사2동 8통에 들어온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았다. 비빔밥을 먹던 임씨는 8통 통장 진정임(62)씨의 잔소리를 듣는다. 진씨가 "집에만 있지 말고 매주 마을 회의도 나오고, 국악 수업도 들으란 말이야"라고 말하자 임씨는 "뭐 아는 사람도 없고,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밥만 먹고 자리를 떴다. 영화 관람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해 6월 '두꺼비 하우징'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산새마을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을공동체 만들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악 교실도 열고 텃밭도 가꾸고 영화제도 열지만 아직까지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게 쉽지 않다. 활동에 참여하는 주민은 10~20명에 한정된다. 때문에 "놀이터 짓고, 노인정부터 만들면 마을이 달라도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시설 하나 짓는 데 '억억'하는 예산이 나오기도 힘들고, 마을 사람들의 관계망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다. 산새마을은 신사2동 5~9통 주민들을 아우르려고 하지만 현재는 8, 9통 주민들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의 자발적 동력 없이 마을 일을 억지로 밀어붙이기는 힘들다. 마을 회의나 활동에 관심을 유도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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