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반 사람 반, 다슬기 잡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
성낙선
강원도 철원의 화강이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과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낮 32도까지 오르는 뜨거운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강에서 열리는 다슬기 축제에 참가하러 온 사람들이 여름 더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물가 다리 밑이나 나무 그늘이 있는 곳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축제 첫날이고 평일인데도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예상 밖이다.
강변 풀장에서는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느라 정신이 없고, 강 안쪽에서는 어른과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강바닥에서 다슬기를 잡는 데 몰두하고 있다.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태양이 이글거린다. 다슬기를 잡기 위해서는 수면으로 허리를 90도 가까이 구부려야 한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데, 꽤 오래 버틴다.
다슬기를 잡느라 더위를 잊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긴 화강에 몸의 절반을 담그고 있는데 더위를 느낄 까닭이 없다. 화강을 흘러 내려가는 물이 꽤 차고 맑다. 다슬기를 잡다 허리가 아프면 아예 강바닥에 쪼그려 앉는다. 물은 그다지 깊지 않다. 주최 측에 따르면 날이 더워서인지 올해 화강을 찾은 사람들이 예년의 두 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