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우신고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이범래 새누리당 구로 갑 후보
이범래 홈페이지
다시 만난 새누리당 이범래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인영 후보. 벌써 세 번째 대결이다. 두 후보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각 당에서는 일찌감치 단수후보로 결정했다. 여타 군소 후보도 있지만 구로 갑의 승부는 두 후보 간에 갈리는 것이 자명한 현실. 과연 이번은 어떨까.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입을 통해 선거를 점쳐보았다.
구로 갑 지역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속하지만, 박영선 의원(민주통합당)의 독주가 확실시 되는 구로 을 및 민주통합당의 강세인 금천 등과 차이가 있다. 특히 고척과 개봉동은 '인서울'의 마지노선을 지키며 서울 중심부로 출퇴근 하는 화이트칼라 계층의 베드타운 역할을 한다. 때문에 그간 이인영 후보에게 대체적으로 유리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보합세 혹은 이범래 후보 측의 미세한 우세라는 것이 지역의 평이다.
신년에 발표됐던 한 여론조사 결과(중앙일보-엠브레인 공동)를 보면 이범래 의원이 25.7%, 이인영 후보가 18.4%를 각각 기록, 이범래 후보가 7.3% 포인트 차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당혹스런 예측이다.
여기에는 지난 4년간 지역을 훑고 다닌 현역 이범래 의원의 인지도 상승이 한 몫 한다는 것이 지역의 정설이다. ▲고도제한 해제 ▲영등포 교도소 이전 ▲돔 야구장 건설 추진 ▲남부순환도로 구조개선공사 등의 공약을 진행시키고, 각종 지역 행사 등을 돌며 민심을 차근차근 쌓아 나간 것.
"여기는 박영선 후보가 나오는 구로 을하고 다르다. 솔직히 거기는 호남향우회 표가 있어서 해보나 마나다. 하지만 구로 갑 지역구민들은 실제 지역민들의 편의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후보를 선호한다. 나도 예전엔 이인영 후보였는데, 지역에 뭐 한 게 있나? 이번엔 아니다. 이범래 후보가 생각보다 뚝심 있게 일을 잘하더라." - 상점을 운영하는 55세 아무개씨 지적대로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후보는 지역 국회의원으로 쌓은 이미지가 약하다는 일부 평가가 있다. 하지만 이인영 후보측은 "지난 4년 동안 현직 의원이 아니었기에 다른 누구보다 지역 주민을 자주 만났고, 지역 일꾼으로서 많은 의견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구로 갑 지역에 거주하는 이인영 의원의 한 비판적 지지자는 이 후보가 보다 지역 밀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좋은 사람인 건 맞다. 민주통합당의 선거 브레인 역할도 하고, 당의 나아갈 바를 올바르게 제시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역선거에서는 인지도가 약하더라. 아무리 훌륭한 후보여도 지역의 바닥 정서를 껴안아야 한다. 얼굴을 내밀 때는 내밀고, 지역민의 손을 잡아야 한다. 이인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중앙'의 인물이기만 해선 지역선거에서 곤란하다." - 개봉 2동에 거주하는 42세 최아무개씨여당의 실정과 이인영 후보의 정치적 역량 무시할 수 없어물론 4년 전과는 달리 대통령 임기 말이고, 그간 쌓인 실정에 대한 분노가 이번 선거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거라는 점에 대해서 지역유권자들 대부분이 동의한다. 특히 4년 전만 해도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높지 않았지만, 4·27 분당을을 비롯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끌며 최고위원으로 자리매김한 이인영 후보의 정치적 역량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들린다.
무엇보다 정치적 관심이 높아진 20~30대의 표심이 그간 중앙의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지역구에서는 별 재미를 못 본 이인영 후보에게 쏠릴 거라는 예상이다. 지역 내에 위치한 '동양미래대학'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대체로 일치했다.
"이인영(64년생) 후보는 젊고 참신한 이미지다.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선명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 번 선거에서 아쉽게 탈락하셨다고 하니 이번 첫 선거에서 꼭 표를 드리고 싶다." - 기계공학부 2학년 김아무개씨"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외로 이범래(59년생) 후보가 일도 많이 하고 성실하다는 평도 많다. 사실 고교 선배님이기도 하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마음에 안 들어 손이 안 갈 것 같다. 물론 시간이 남았으니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다." - 전산정보학부 2학년 이아무개씨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가 높아진 시대이니만큼 이런 유권자들의 의견을 허술히 들을 수 없다. 무엇보다 4년 전 민주당 공천심사위 활동으로 지역 선거운동에 뒤늦게 뛰어들고도 9개 동 중, 5개 동에서 승리한 이인영 후보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지역구 발전을 위해 여러 공약들을 다듬고 있다는 이인영 후보 측은 ▲전철 1호선 지하화 ▲영등포 교도소 자리에 행정타운 건설 ▲지역발전을 위한 고도 제한 해제 등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전철 1호선 지하화는 2008년 18대 총선 때부터 이인영 후보가 강조해 온 것이다.
이범래 후보 역시 경인 국도 이중화와 경인전철(구일-온수) 지하화 등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이 후보는 4년간 이끌어온 공약을 적극 계승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역 유권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듯하다. 구로 갑 지역은 그 어느 지역구보다 뜨겁지만, 안개처럼 가시거리가 짧다.
덧붙이는 글 | 나영준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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