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버켓(31)씨가 한국 어학연수생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장은수
-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학생의 특징은 뭔가.
"한국학생들은 매너가 좋고 잘 따라온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다른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려 항상 노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본인이 생각하는 어학연수(약 1년간 외국에서 공부하는)의 의미는 무엇인가. "몇몇 사람은 언어를 배우기엔 (1년이란 시간이) 짧은 시간이고, 문화를 배우는 시간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1년 정도의 시간으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싶어한다.
(나는) 현지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와 어학연수가 끝난 이후 본인이 어떻게 하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느 정도의 문법 지식을 가진 상태라면, 어학연수의 환경은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스스로 완전히 빠져들기 위해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학연수 1년으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건 너무 큰 기대다. 왜냐하면 이곳도 한국처럼 사람이 살고 문화가 있는 사회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상황은 때때로 한국에서 예상했던 어학연수의 계획을 방해할 수도 있다.
한국인들은 발음, 문법을 비롯한 언어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남미학생들에 비해 영어를 활용하는 능력이 좀 약하다. 언어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데 필요한 도구다. 원활한 의사소통에 필요한 단어는 4000여 개에 불과하다. 한국학생들은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여러 사람을 만나 여러 가지 상황에서 배운 것을 말하고 들어야한다.
또 주목할 점은 영어는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서 활용했다면, 또 다른 상황에서 활용하기 위해 다소 지루할지라도 끊임없이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이러한 이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면 이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상황들은 언어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혜도 발전시켜줄 것이다."
- 1년동안 영어실력이 많이 향상된 학생이 있는가."기억나는 한국 여학생이 한 명 있다. 발음을 제외한 작문, 회화, 단어, 듣기 등 영어 실력이 놀랍게 향상됐다. 이 학생의 경우 엄청난 양의 과제를 성실히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듣기의 경우 몇몇 종류의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며 받아쓰는 식의 공부를 수개월동안 매일 꾸준하게 해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한국학생을 비롯한 ESL학생들은 초반 몇 개월 이후 성실도와 출석률이 많이 떨어진다. 어학연수는 일종의 여행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 중 또 다른 여행을 위해 장기결석과 잦은 지각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간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학생들에게 영어실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공부로서의 영어가 아니라, 문화로 접근했으면"- 한국은 공인영어 성적 없이 취업하기 힘들다. 공인영어 성적이 아니라 문화를 배우러 온 학생들조차 한국으로 돌아가면 공인영어 준비를 하곤 한다. 이러한 한국의 20대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더 나은 직업을 위해 토익과 토플 같은 공인영어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뚜렷한 목적을 가진 이러한 학생들은 대개 강사들에게 열정을 북돋아준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에 처한 입장에 있을 그들의 모습은 다소 묘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놀라운 점은 이들 스스로도 이것이(공인영어) 실제 구사하는 영어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강사로서 바라는 점은 지금의 값진 경험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거다. 한국학생들은 때때로 너무 심각하고 쉽게 좌절한다는 느낌을 준다.(웃음)"
- 연수를 온 한국학생들에게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1년여의 시간 속에서 무엇이든지 얻어가길 바란다. 꼭 영어가 아니어도 괜찮다.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영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학생들을 보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직업을 구하고 경력을 쌓는 과정 중에 만나게 될 수많은 어려움의 대부분은 영어와 관계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때때로 어학연수 중 부딪쳤던 수많은 상황과 추억이 미래에 도움을 줄 때도 있을 것이다. 공부로서의 영어가 아니라 문화의 한 부분으로 영어에 접근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공유하기
"한국학생들이요? 사고 참 안 치죠, 그런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