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에 얽매이는 사회, 뒤집겠다"

지난 18일 '진보적지잡대동맹' 첫 집회, 대치동 학원가에서 열려

등록 2011.08.21 11:04수정 2011.08.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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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잡동의 첫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지잡동의 첫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양태훈

학벌사회 철폐를 이룩하려는 취지에서 조직된 새로운 학생단체가 있다. '진보적지잡대동맹(아래 지잡동)'이 바로 그 것이다. 지잡동은 지난 18일 오후 8시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티근린공원에서 첫 집회를 열었다. 첫 집회의 주요 행사는 '대치동 땅 밟기'였다.

 지잡동의 상징, '역샤'가 그려진 깃발을 흔드는 참가자
지잡동의 상징, '역샤'가 그려진 깃발을 흔드는 참가자양태훈

지잡동은 지난 4월 20여 명의 대학생과 수험생들이 조직한 단체로, 명문대생이 아니면 취업에서 차별 받고, 심지어 학생운동에서 차별받는 이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들이 밝힌 다른 취지는 일명 '지잡대'(지방에 있는 대학을 '잡대'라는 말로 비하하는 표현)를 나오면 평생 '지잡대생'이라는 낙인을 찍어 차별받는 사회 분위기에 반발한다는 취지도 있다.

 한 참가자의 공연에 맞추어 즐겁게 진행된 집회
한 참가자의 공연에 맞추어 즐겁게 진행된 집회양태훈

이들은 종전까지의 학생운동과도 궤를 달리한다. 이들의 주 모토는 '개드립'(개소리 + 애드립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로, 적절치 못한 '애드립'을 비꼬는 표현)이다. 대치동 집회에서는 민중가요 '철의 노동자'를 개사한 '철의 지잡동'을 부르며, 자신들의 무기는 '트윗'과 '개드립'이란 것을 밝혔다. 또 이들의 상징은 일명 '역(逆)샤'다. 우리나라 학벌의 최고봉으로 인식되는 서울대의 상징을 뒤집어 지잡동의 상징으로 쓰고 있다.

지잡동의 집회는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 참가자는 "조지워싱턴대에 다니지만, 대학 이름을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은 모른다"면서 "서울이 아닌 대학은 다 지잡대가 아니냐"고 말해 지잡동 맹원들을 웃게 했다. 또 "우린 망했어요" 등의 '개드립'을 하며 집회를 즐겁게 이끌어갔다. 이 날 집회는 공연과 함께 대치동 학원가에서 문제집 찢기로 마무리됐다.

 지잡동 2대 맹주 김민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지잡동 2대 맹주 김민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양태훈

- 지잡동의 소속 학생들은 생각보다 수도권 학생들이 많다.
"서울이긴 해도 최고 명문대로 쳐주지는 않기도 하고(웃음), 명문대에 속하는 포스텍, 미국 조지워싱턴대 학생들까지 활동 중이다."

- 지잡동이 생각하는 '지잡대'는?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주요대학이 아니거나 해당 대학의 학생이 대학 때문에 차별 혹은 소외를 받는다고 느끼면 지잡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정적인 기준이다."

- '지방잡대'라는 명칭, 지잡동 맹원들이나 해당대학 학생들은 싫어하지 않나?
"자조적인 표현이 맞다. 지잡대생인데 그게 어떤가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


- 서울대의 상징인 일명 '샤'를 뒤집은 역(逆)샤기가 인상적이다.
"학벌의 상징이 바로 서울대 아닌가. 서울대 상징물을 뒤집듯 학벌에 얽매이는 사회도 뒤집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 지잡동은 '개드립'을 하나의 모토로 삼는 듯하다.
"우리가 활동할 때 재밌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심각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개드립'으로 코믹하게 활동하기에, 활동하는 우리도 재밌고 다른 분들도 관심을 많이 가져준다."


- 앞으로의 활동 방향이 있다면?
"지잡동의 '무기'인 SNS를 통해 더 많은 대학생·청소년의 공감을 얻는 것이 목표다."

덧붙이는 글 | 대치동에서 벌어진 첫집회를 현장취재했습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프리덤' 기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대치동에서 벌어진 첫집회를 현장취재했습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프리덤' 기사입니다.
#지잡동 #진보적지잡대동맹 #김민 #학벌철폐 #대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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