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청사를 방문한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이인옥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8월,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서울청장 시절 내부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하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천안함 사건 유족들의 슬픔을 동물에 견줘 비하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사퇴압력을 받았다. KBS <추적60분>은 이런 발언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문제의 동영상을 입수하고도 자체적으로 이를 프로그램화하지 못했다.
그러자 <추적60분> 제작 PD·기자 일동은 성명을 내고 "특종보도를 준비 중.… 데스크에 의해 아이템이 없어지는 KBS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데스크가 제작진의 자율성을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편향된 논리로 일부 특정 정파에 유리한 데스킹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가 사내 게시판에 나오자, 정찬필 피디는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기자·피디) 협업 한답시고 설레발 치고, 문제의 이화섭 씨(당시 시사제작국장) 국장에 앉힐 때부터 김 특보의 의도는 노골적으로 드러났던 것 아니냐.정찬필 피디는 1차 인사위원회에서 '1개월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2심에서 '견책'으로 감형되었다. 이 정도 댓글로 징계를 당한다면, 댓글을 달거나 사내 게시판에 비판적인 글을 올리는 사람은 누구나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을 터였다.
이에 앞서 강명욱 피디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KBS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초청 토론'을 개최하려 했으나 '오세훈 특혜 시비'로 토론 자체가 무산되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강명욱 피디 역시 '견책'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 사유는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직장 질서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것이었다.
이들뿐 아니라 앞선 '증언'에서 밝힌 대로 KBS 새 노조 위원장인 엄경철 기자를 포함한 60명의 새 노조원들에 대해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고, 김용진 기자는 'KBS의 일방적 G20 홍보'를 비판한 글을 썼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중징계(1차 인사위원회)를 받았다. 그리고 엔지니어 황보영근씨는 지난해 지자체 선거 때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하여 "1번 전쟁, 2번 평화" 등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인규 체제의 KBS 모습이다.
KBS 중징계, 법원에서 무효 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