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와 마크 셀던
김창규
마크 셀던 교수 또한 국제적인 시민운동가다. 동아시아학의 권위자인 그는 이 분야에서 미국 내에서 가장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 중 한명이다. 와다 하루키와 마찬가지로 김대중 납치 사건 당시, 미국 내에서 적극적인 김대중 구명운동을 펼쳤다. 한국의 독재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던 미국정부 하에서 교수의 신분으로 당시로서는 제3국에 불과한 한국의 민주인사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영정 앞으로 다가간 마크 셀던이 갑자기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동양 문화권의 조문사절단 조차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장면이다.
특히 서양문화권에서는 한국의 절 문화가 우상숭배로 오해되어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마크 셀던의 경우, 동양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