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값 인상을 통보하는 문자가 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민종덕
반면에 사료값은 지난해 5월에 비해 20Kg 1포대 당 4950원 하던 것이 올 5월에는 6080원으로 올랐다. 사료값 인상이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매달 올라가 그 끝을 알 수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매달 문자로 또는 공문으로 사료값 인상을 알리는 글이 오면 가슴이 덜컹덜컹 내려앉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별장에서 하룻밤 자고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주권도 포기한 채 다 내 주었다.
그래놓고 귀국해서 한다는 소리가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게 되었다", "한우도 1억원짜리로 고급화시키면 되지 않느냐" 하면서 축산농가의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하고 다닌다.
1억원짜리 소를 생산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그 판로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광화문 네거리에 나가서 통곡하고 싶다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을 우려하는 국민의 원성에는 "안 사먹으면 되고, 업자가 수입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하면서 분노한 국민 가슴에 불을 지르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제 와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하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국민은 연일 촛불집회를 통해 재협상하라고 아우성인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고사하고 "광우병 괴담"으로 몰아붙이고, 촛불집회를 배후세력이 있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취해야 할 태도인가? 묻고 싶다. 자국의 축산업이 붕괴될 상황인데도 마치 미국 축산업자를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국민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미국 비위를 맞추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으니 심히 걱정된다.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다고 반성하는 대통령을 보고 국민이 그토록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으니 어쩌면 숨통이 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았는데 끝내 장관 고시를 해버렸으니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지. 광화문 네거리에 나가서 통곡하고 싶다.
모든 생명체의 어린 것들은 몇몇 혐오스러운 것들 빼고 대개는 참 예쁘고 귀엽다. 하물며 오랜 세월동안 사람과 함께해 오며 사람의 생활에 큰 보탬이 되어 준 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예전에는 집에서 기르던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큰 경사가 났다고 잔치까지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나는 우리 축사에서 낳은 송아지가 전혀 반갑지도 않고, 예쁘거나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는커녕 저것들을 어찌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나날이 올라가는 사료값 폭등에다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한다고 하니 이 소를 계속 키워야 할지, 때려치워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죄 없는 소들이나 원망하면서 무너져 가야 한단 말인가그런데 농민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국민의 식품안전을 책임지는 농식품부 장관이 알량한 축산농가 대책이라는 것을 구색 맞춰 끝내는 고시를 강행했다. 국민적 저항을 어찌 감당할 것이며 사회적 비용은 어쩌란 말인가?
그나저나 당장 저놈의 소들을 어찌해야 할지 폭폭해 죽겠다. 공연히 죄 없는 소들이나 원망하면서 무너져 가야 한단 말인가!
나도 나지만 매제 가족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연히 한·칠레 FTA 피해를 피한답시고 설득시켜 한우를 기르자고 해 놓았더니 미국산 광우병의 덫에 걸려 죽게 생겼으니 말이다. 도시물 먹었다고 잔머리 굴렸더니,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이게 된 꼴이다.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