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26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서울 청계광장의 촛불은 이내 3000개(경찰 추산 참석자 2000명)가 넘어섰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는 이날 치 조간신문에서 시민들의 거리 집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던 조중동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먼저 "언론인이 꿈"이라는 한 학생이 무대에 섰다.
서강대학교 국문과 2학년인 이승은(20)씨는 "어제 생방송으로 사람들이 강제 연행되는 것을 보고 오늘 처음 나왔다"며 "대형언론사는 광장에 나온 친구들을 폭도로 몰고, 축소 왜곡보도를 했다"고 조중동을 비판했다.
감정이 복받쳤는지 이내 흐느끼는 목소리로 이씨는 "지금 집회장소 앞뒤로 큰 건물을 지은 대형언론사들은 정부 밑닦기 밖에 못해서, 언론인이 꿈인 저에게 회의를 가지게 했다"며 "대형 언론사 기자들, 당신들은 자존심도 없느냐"고 외쳤다.
이씨는 "당신들은 펜대를 부수고 사표내고 당장 이 자리로 나오세요, 아무도 탓하지 않습니다, 펜대 꺽어주세요, 이 나라의 언론을 믿고 싶습니다"고 외쳤다 .
이어 발언대를 잡은 회사원 임성원(24)씨는 "어제 아프리카TV를 통해 신촌 로터리에서 많은 시민들이 연행되는 것을 봤는데,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으니 시민들이 직접 보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씨는 "왜 쓰레기 더미 앞에서 모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청계광장 인근의 대형 언론사 사옥을 빗대어 조중동을 비판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고시' 강행시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을 막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전국여성연대의 최진미(42)씨는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돼 있는 경기도 용인, 화성이나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각 지역 여성회 회원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엄마들 화나면 무섭다, 30·40대 아줌마 얼마나 위대합니까"라며 "고시 강행한다는데, 엄마들이 물류창고 앞에 가서 인간 띠있기를 해서라도 막겠다"고 강조했다.
[2신 : 26일 저녁 8시] 경찰 '차벽'에 포위된 촛불문화제 오늘 촛불문화제는 저녁 7시30분에 시작됐다. 저녁 7시 40분 현재 20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청계천을 달구고 있는 '촛불'은 현재 경찰의 '차벽'에 포위된 상태다. 또 경찰은 76개 중대 8000여 명의 병력을 청계천 일대와 정부종합청사 쪽에 배치했다. 광화문 우체국 사이길과 청계천 모란교 뒷길 역시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당초 행사 개시 시간인 저녁 7시 이전부터 자리를 잡았지만, 경찰이 청계천을 지나가는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아 행사 시작이 30여 분 지연됐다.
이 날 참가한 시민들은 대부분 지난 주말의 경찰 진압에 대해 분노했다. 6살 난 딸아이를 데리고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전 아무개(39)씨는 "어제 인터넷상에서 아이를 데리고 뛰는 부모를 보고 마음이 아파서 많이 울었다"면서 "나도 오늘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먹을 만한 것이 없다"면서 "아이에게 이러한 시대를 보여주기 위해서,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게 옳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참가했다"고 밝혔다.
한 청소년(17)은 지난 25일 집회에서 거리를 미친 듯이 뛰었다고 했다. 그는 "신촌 로타리에서 시민들이 연행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남자는 살면서 몇 대 맞을 수는 있지만 경찰이 노인과 여자들을 패는 것을 보고 열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신문에서 <조중동>은 주말 집회를 폭력시위라고 말하는 데 폭력 시위가 아니라 폭력 진압이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지금도 청계광장에는 '촛불'이 계속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