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의 명사십리 해변에서...자전거 하이킹이 가장 큰 매력인 선유도
문일식
'옛 군산'이란 뜻의 고군산군도집에서 군산까지의 거리는 200km 남짓, 넉넉하게 세 시간 정도면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지나 금강을 건너 바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군산IC로 내려와 금강하구 끝자락에 위치한 군산지방산업단지를 지납니다.
육지의 끝자락을 환하게 비추는 조명과 거대한 플랜트와 공장들, 그리고 그곳에서 품어나오는 현란한 기계음들이 고요한 새벽을 활개치고 있습니다. 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4시, 선유도로 향하는 7시 반 첫 여객선을 타기 전까지 2시간 남짓 되는 취침의 시간이 불편한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감사함이 느껴집니다.
이른 아침, 밤새 내려온 피곤함이 어깨를 짓누르고, 눈꺼풀은 무겁기만 합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눅눅하게 퍼져 있고, 간간히 구름사이를 헤집고, 약한 햇살이 내리 쬡니다. 선유도로 향하는 쾌속여객선, 선장의 출발 안내방송과 함께 미끄러지 듯 빠져나가고, 부드럽고 빠른 속도로 바다 위를 달리는 동안 푹신한 좌석에 파묻혀 또다시 선유도에서의 시간을 꿈꿉니다.
고군산군도. 군산항에서 남서쪽으로 망망대해를 지나 50여km 떨어져 있는 해상에는 선유도를 포함하여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 신시도 등 63개의 섬이 바다 위로 불뚝 솟아 있습니다. 고려시대 때 수군진영이 있어 군산진이라 불렀고, 조선 세종때 수군진영이 내육으로 옮겨지면서 지명까지도 옮겨지고, 섬들에는 '옛 군산'이란 뜻으로 옛 고(古)자가 붙어 고군산군도로 바뀌었습니다.
군산항을 출발한지 50여 분 만에 선유도에 도착합니다. 첫 발을 내딛은 선유도, 선유도를 지키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방을 구했는지 묻는 사람, 회 한 접시 먹고가라는 사람, 첫 만남치고는 부담스러운 만남입니다.
넉넉한 미소로 권유를 물리치고 미리 알아본 민박집에 전화를 합니다. 민박집 이름이 적힌 차량을 보면 손을 흔들어 달랍니다. 선유도에서는 그나마 한가함을 느껴보고자 선유도 내에서 제일 먼 선유3구에 민박집을 얻었습니다. 명사십리해변을 지나 산길을 넘어 닿는 한가한 어촌입니다. 차량이 오는 동안 천천히 선유도 명사십리해변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