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70여개국으로 유전자변형식품을 수출하고 있는 몬산토의 홈페이지이경태
이 PD는 "이번 한미FTA에서 수용한 LMO 식품 규제 완화안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정부의 권리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LMO(유전자 변형 유기생명체)는 바이오안정성의정서 3조에 따르면 "현대 생물공학을 이용하여 얻어진 새로운 유전물질의 조합을 포함하고 있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를 의미하고 GMO와 거의 동일한 개념이다.
정부는 이번 한미FTA에서 LMO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시키는 데 합의했다. 이 PD는 이를 "유전공학의 ABC를 모두 무시한 것"이라 지적했다.
"LMO간 교배되서 나온 후대교배종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인간의 유전자수가 2만5000여개다. 벼의 유전자수는 4만여개다. 유전자수가 적다고 해서 인간이 벼보다 열등한 생물인가? 결국 유전자는 각각 담당하는 기능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다른 유전자와의 관계 속에서 기능이 발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후대교배종은 또다른 유전자의 조합이다. 그 조합 안에 인간에게 해가 되는 조합이 있을 수도 있다."
또 그는 "국내에서 LMO 수입 때 별도 위해성 평가를 생략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목숨을 맡기는 행위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의 GMO 표시제는 구멍이 숭숭 나 있다. 가공품인 경우 GMO 표시를 하지 않고 유통되는 바람에 이미 우리가 먹고 있는 간장·고추장·된장 등에도 유전자 변형 콩이 사용되고 있다. 또 EU의 경우는 유전자조작식품 사용비율이 0.9%만 넘어도 GMO 제품이라고 표시하는데, 우리나라는 3% 이상 되어야지만 표시한다. 결국 시민들만 아무것도 모른 채 유전자조작식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한미FTA를 진행하면서,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넘기면서 과연 누구에게 그 과정을 공개했나"며 "결국 사태가 발생하면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일을 지금 정부가 벌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0년 몬트리올 생물다양성협약 특별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바이오안정성 의정서'에 서명하고 국내 이행법인 '유전자 변형 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를 2001년 마련했다. 이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하지만 이번 한미FTA 협정이 체결되면서 법안 통과마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망가져 가는 '사회학적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이 PD는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이 문제의 심각함을 어서 빨리 깨닫고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국적 자본이 날뛰는 세계화 시대라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자본의 힘은 일상 생활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일상을 자본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먹는 문제는 하루라도 거를 수는 없는데 그것을 자본이 장악하려고 하지 않느냐. 어서 빨리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각계의 세력이 연대해서 이런 시스템을 변혁해야 한다."
열변을 토한 이 PD는 답답한 지 담배를 하나 빼물었다.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이렇게 고된 작업을 왜 하는지 물어봤다.
"이런 세계에서 인간이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나 있을까 걱정이다. '생물학적 생태계'만이 아니라 '사회학적 생태계'도 망가져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고되지만 의미있는 작업이다. 혹시라도 이런 상황을 모르던 사람들이 이를 보게 된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될 것 아닌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고자 한다."
이강택 PD가 준비한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조작 식품', 환경스페셜 313회는 7월 4일 밤 10시 KBS1TV에서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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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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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먹은 된장에도 유전자 변형콩 'GMO 괴물' 먹으면 사람은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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