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짝이 양말
이문연
짝짝이 양말의 날 11월 13일이 되기 전에 짝짝이 양말을 신어 보았다. 원래 반바지에 신으려고 했는데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긴 바지에 입어서 제대로 된 짝짝이 느낌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내 양말을 보자 친구는 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기는 (짝짝이 양말을 시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40년을 넘게 같은 양말만 신어왔으니 그럴 수밖에. 나 또한 디자인이 같고 색깔만 다른 양말로 시도해서 가능했지 완전히 다른 디자인과 색깔의 양말을 신었다면 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11월 13일부터 한 주 동안 '짝짝이 양말의 날'이라는 것이 공표되면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는 있을 것 같다. 누가 물어보면 "이건 오드 삭스 데이라고 왕따와 차별, 괴롭힘을 방지하는 주간을 기념하는 행동입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도 있지 않나.
아예 초등학교 때부터 11월의 둘째주 월요일에는 'Odd Socks' 패션쇼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짝짝이 양말을 신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고 이렇게 즐거운 일이다. 너의 짝짝이가 멋있나, 나의 짝짝이가 멋있나. 그렇게 된다면 아침부터 어떤 짝짝이 조합으로 양말을 신을지 들뜨고 신나지 않을까?
짝짝이 양말의 날을 검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기념하는 이벤트 데이를 떠올렸다. 밸런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삼겹살 데이, 짜장면 데이, 로즈 데이, 빼빼로 데이 등등 대부분 선물이나 먹을 것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차별과 왕따를 방지하자는 의미를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 짝짝이 양말의 날 같은 문화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