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동 성다에서 내려다본 춘천 시내를 저널북에 그렸다.
오창환
점심때쯤 단체 버스와 합류하여 첫날 일정으로 의암 류인석 기념관을 방문했다.
의암 류인석(1842~1915) 선생님은 조선말의 대표적인 학자로 1895년 영월에서 군사를 일으켜서 춘천, 제천, 충주 등지에서 항일의병운동을 주도하셨다. 1909년 연해주로 망명하셔서 13도 의군 도총재, 성명회 회장에 추대되어 중국, 러시아 등지로 이동하며 국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였고 1915년 연해주에서 영면하셨다.
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버스 주차장에서 꽤 떨어진 숙소로 이동하느라 소동을 벌였다. 간단한 회의를 하고 첫날 일정을 마쳤다.
둘째 날은 김유정 문학촌으로 향했다. 김유정 문학촌은 일전에 어반스케쳐스 춘천 팀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코로나 때라 보지 못했던 김유정 생가와 김유정 기념전시관을 둘러봤다. 나는 김유정 생가 안쪽 마당에 앉아 생가를 그렸다. 많은 분들이 단체로 오갔는데 그중 한 분이 말을 걸었다.
"어머, 어반스케치 하시네요."
"어반스케치를 아시네요. 스케쳐이신가 봐요?"
"저는 아니고 남편이 어반스케치 배우고 있어요."
"아, 그럼 언젠가 만날 수도 있겠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분은 춘천에서 지역 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한 다리 건너면 알 만한 분이라 명함을 받았다. 어반스케치를 하면 사람을 많이 만난다. 하긴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았으면 그분도 그냥 행인일 뿐이었을 텐데. 현장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에게 내 존재를 알리는 것 같다.
김유정문학촌 관람을 끝내고 사격대회가 열리는 춘천 공공 사격장으로 갔다. 이 사격장은 산기슭에 세워진 건물이라 멋지게 보이는데 사격장으로는 큰 규모는 아니라고 한다.
홍범도장군 기념 사업회는 백발백중 명사수셨던 홍범도 장군을 기리고 국내 사격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3년 전부터 매년 사격대회를 개최한다. 물론 주관은 대한 사격연맹에서 한다.
이 경기는 남녀, 그리고 22세 이상의 시니어부와 21세 이하의 주니어부로 나누어 10미터 공기소총과 10미터 공기 권총 종목으로 진행한다. 이 대회는 입상자들에게 도합 6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참가자도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난 36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