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바르샤바의 국방부 청사에서 FA-50 경공격기 개량형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을 도입하는 기본계약을 한국과 체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이날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생긴 지상·공중전력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기술·가격·도입 시기를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한 한국 무기체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은 언론이 폴란드에 전차와 자주포를 수출하기로 한 것과 이집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한 것에 대해 "잭팟이 터졌다"(<한국경제>, <뉴시스>), "K-원전 재시동"(<동아일보>)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해 온 한국 회사들의 노력으로 폴란드에 7조 원대 무기 수출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기 수출이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닙니다. 당장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에 무기를 수출하는 게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에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1].
무엇보다 전쟁이나 분쟁을 먹이로 삼아 성장하는 무기 산업의 속성상 필연적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게 하고 살던 곳을 떠나 난민으로 떠돌게 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무기 수출로 돈을 벌었다고 환호할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한국은 남북이 분단돼 대치하며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는 국가입니다[2].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나 남북 관계를 고려했을 때 돈을 잘 번다는 이유로 계속 무기 시장의 큰손 행세를 해야 하는지 국가 차원의 전략을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원자력 산업 역시 논란거리입니다. 이번 이집트 원전 건설 계약에 대해 한국이 러시아의 하청으로 참여해 원자력 핵심 기술과는 상관없는 일반 건설 공사를 할 뿐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원자력 핵심 기술이냐 아니냐를 떠나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참여하겠다는 전략 자체를 따져봐야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과 핵폐기물 처리입니다. 핵발전에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에서 발생했거나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중에 발생한 대량의 방사성 폐기 물질을 처리하는 시설을 운영 중인 나라는 현재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원자력 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인 김성환 의원은 지난 6월 23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제에너지기구의 세계에너지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는 전체에너지원 투자의 69.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원자력 분야 투자는 재생에너지 투자의 팔분의 일도 안 되는 8.3%에 불과하다"라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는 44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그중 2050년까지 폐쇄되는 원전은 그 절반인 203기에 이르지만 신규 원전 건설 구상까지 발표된 것을 다 합하더라도 52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어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사고가 나면 치명적으로 위험하고 길어야 50년 사용을 위해 사용 후 핵쓰레기를 무려 20만 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라며 "이 때문에 사실상 사양 산업임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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