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에 제작한 국보 제17호 무량수전 앞 석등과 고려시대에 고쳐지은 국보 제18호 부석사 무량수전
최서우
지난번 내가 봤던 봉정사 극락전과 달리 정자살로 이뤄진 창호문들로 가득하다. 종이를 창문에 붙이는 건 고려시대에 시작했다고 하는데, 고쳐지었을 당시 가장 최신의 건축양식이 아니었을까 추정하고 있다. 창호의 구조도 특이한데, 맨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두 개의 창호와 중앙 세 칸 양쪽 끝에 있는 창호는 들어 올리는 구조, 중앙 세 칸 중앙의 두 창호는 여닫이 문으로 되어 있다. 들어 올리는 창호 앞에는 걸쇠가 달려 있는데, 여름에 여닫이문을 제외하고 모두 들어 올리면 밖에서 무량수전의 장엄함을 볼 수 있다.
무량수전 안에 들어가니 거대한 불상인 국보 제45호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이 보인다. 2.78m 높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근엄한 얼굴의 소조상은 불자들에게 경외감을 자아낸다. 대다수 학자들은 무량수전이라는 이름과 사찰 경내 원융국사비에 '아미타불 한 분만 모셨다'라는 기록이 있어 아미타불로 추정하지만, 불상이 파손을 입어 보수했다는 기록이 있어서 실제 누구인지는 아직 논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불상의 이름이 확실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보통 불상은 정남향으로 되어 있는데, 소조상은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만약 소조상이 아미타불이라면, 불상을 서방극락세계에 모신 것이 된다. 소조불상은 통일신라 양식을 이어받아 고려 초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