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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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2020년 3월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떨어졌던 증권 시장에는 정부가 막대한 현금을 풀고 0%대 이자를 유지하면서 엄청난 자금이 쏠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불과 10개월만인 2021년 1월에 코스피 지수는 3200선까지 오르는 엄청난 상승세를 이뤄냈다.
10개월 사이에 코스피가 2배 이상 오르면자 주식시장에는 2030 청년들이 대거 유입됐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주식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이자가 0%대를 유지하면서 은행에 적금을 들어봐야 제자리인 반면 주식 시장에는 넣기만 하면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통장에 넣어둔 내 돈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나만 손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2030 청년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과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도 이때 생긴 단어다. 오죽 이자가 낮았으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었을까. 청년들은 주식시장을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마지막 열차'라고 불렀다. 코로나 시기의 가장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던 신풍제약은 2020년 3월만 해도 6500원대였다. 그랬던 주가는 불과 6개월 만에 장중 21만여 원(9월 21일)까지 올랐다. 무려 32배가 오른 것이다.
이미 월급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시대는 지나갔고, 코로나 시기에 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걸 목격하면서 떠오르는 주식시장은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실제 돈을 많이 번 청년들도 늘어났다. 경제적으로 자립해 조기에 은퇴를 하는 '파이어족'이 나타났고, 코인으로 억대의 자산을 불린 청년들의 인터뷰가 언론을 도배했다.
잘 나가던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급변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 글로벌 공급망 쇼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급기야 17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은행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자 빚투했던 청년들의 곡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만 30세 미만 투자자들의 신용융자거래 신규취급액은 2019년 말 4조 5241억에서 2021년 말 12조 3060억 원으로 2.7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세대 가운데 60대 이상 다음으로 높은 증가 폭이었다. 또 최근에는 코인과 주식 투자 빚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20대가 늘어나면서 서울회생법원에는 코인 관련 처리 기준을 만드는 태스크포스가 꾸려지기도 했다.
누구는 투자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니 청년들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책임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성정치인도 책임에서 전적으로 자유롭다고 할 수도 없다. 청년들의 투자를 부추긴 건 기성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누가 빚투를 부추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