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
노광준
- 저처럼 외국어 앞에서 작아지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김명진 부대표 : "어려운 외국어가 있으면 사람들은 '저게 뭐지' 하면서도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내기를 불편해해요. 뭔가 말할 수 있는 기회도 그러다보면 놓치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 말을 나는 모릅니다. 쉬운 말로 바꿔주세요.' 하고 계속 꺼내서 말을 바꾸도록 해줘야 되는 거죠. 우리 사회에서. 그래서 주변에서 시민들도 저희한테 제보를 하고 있어요.
'쉬운 우리말을 쓰자' 이런 누리집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 곳에 사진 찍으신 것들을 올리면서 어디에서 이런 말을 썼다고 적으시면, 저희가 그런 것들을 모아서 공문서를 통해서 요런요런 말로 바꿔써주세요라고 요청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은 몰랐네요. 일종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말모이 활동?
김명진 부대표 : "예전에 심정지 사고에 잘 대처한 분께 주는 '하트세이버'란 상이 있었는데, 제주도에서 어떤 분이 그 말이 너무 불편해서 관공서에 바꿔달라고 요청했데요. 그런데 개인인 자신이 말하니까 의견을 묵살하더란 거예요. 그 분께서 '너무 화가 나는데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면서 저희에게 연락해 오셨어요. 이후에 저희가 대응해서 해당 기관으로부터 긍적적인 답변을 얻은 적이 있었어요.
제보하신 분은 속이 좀 풀리는 것 같다고 하셨지만, (그런 것들이 바뀌면) 기본적으로 심정지 사고에 잘 대응하는 분들이 쉬운 말을 통해 확산되는 거잖아요. 이젠 말이 어려워서 내가 해야 할 말을 못한다거나 내가 알아야될 걸 모른다거나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소외되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를 널리 퍼트리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쉬운 우리말로 바꿈에 있어 공직자, 기자, 학자 중 누구의 역할이 더 중요할까요?
김명진 부대표 : "사실은 공공기관에서 이런 말들은 빨리빨리 우리말로 바꿔서 써나가는 등 솔선수범해야 해요. 사실은 법적으로도 근거가 있어요. 국어기본법에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는 국민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과 문장으로 써야 된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그래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하시는 분들은 그게 의무사항입니다."
이건범 대표 : "지금 중요한 건 전문용어들이거든요. 예를 들면 '넷제로'를 탄소중립으로 얘기를 해주니까 그나마 낫지, 안 그러면 계속 넷제로, 넷제로 하는 거죠. 얼마 전에 모임을 하는데 그 전까지 저는 '넷제로'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기후 그 자체에 관심이 있지만 그런 걸 쓰고 있는 줄은 몰랐으니까.
'넷제로'라고 하길래 저는 실제로 둘째는 다 어디가고 '넷째로' 말하고 있나 그랬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네트제로'였는데, 당시엔 추정만 했지 물어보지는 못했어요. 그 자리에서 물어보면 무식한 사람 취급 받을 것 같아서... 말버릇이라는 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 도입될 때부터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근데 언론에 계신 분들이나 담당 공무원은 마음먹은 대로 말을 바꿔쓰기에는 특히 부담스럽거든요. 학자들의 역할도 중요하고, 공공기관에서도 자체 힘으로 힘들면 외부용역을 주든지 해서 쉬운 우리말로 바꿔쓰기에 솔선수범해야합니다. 안 그러면 그냥 외국어로 남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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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플로깅, ESG를 쉬운 우리 말로 바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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