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광현문 책
중국 바이두
중국 처세술 책 <증광현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람은 비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고, 말은 밤에 몰래 풀을 먹지 않으면 살찐 말이 될 수 없다(人無橫財不富,馬無夜草不肥). 그러니까 정상적인 즉 모두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결코 큰돈을 벌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 사전에서 횡재(橫財)란 단어는 뜻밖에 재물을 얻는 일이나 또는 그렇게 얻은 재물을 의미한다. 복권에 당첨되는 것처럼 갑자기 큰돈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중국 사전에서 횡재(橫財)는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혹은 운수가 좋아서 얻은 돈과 재물이라고 한다. 중국 사람은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운이 좋아서 큰돈이 생기면 돈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빠오푸(暴富)'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비합법적이거나 비정상적으로 큰돈을 버는 경우에는 횡재(橫財)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위의 공자의 <논어> 글귀나 <증광현문> 글귀에서, 사람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람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결코 큰돈을 벌 수 없다' '부자는 모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엔 '교활하지 않은 장사꾼은 없다(無商不奸)'라는 속담이 있다. 속담 그대로 해석하면 장사꾼은 모두 교활하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교활하지 않은 장사꾼은 망한다는 이야기다.
회사 납품 업무 담당자의 장사 방법
중국에서 간단한 전자제품을 만드는 A회사에 '가' 부품 수출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국인 중국 주재원이 겪은 일이다. 주재원은 한국 회사에서 만든 '가' 부품이 중국 A 회사에서 기존에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는 동일 부품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경쟁력이 있어 납품 계약을 자신했다.
하지만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을 만나 '가' 부품을 소개했지만, A회사 자재 담당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 회사 주재원은 A회사 자재 담당자가 왜 자신이 소개한 '가' 부품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저렇게 조사해봤다.
A회사가 한국 회사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사용하면 회사는 제조 경비를 절감하면서도, 제품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친척 명의로 '가'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 회사 주재원은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자신의 친척 명의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A회사에 납품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마치 한국 기업 소유주가 자녀나 친척 명의로 회사를 만들어 필요한 부품을 납품받아 비정상적으로 재산을 넘기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그러니까 자재 담당 직원은 A회사에서는 자재 담당 업무를 하면서 봉급을 받고, 또 자신이 친척 명의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납품해 이익을 챙긴 것이다.
한국회사 주재원은 중국에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은 저렇게도 돈을 버는구나 하고 감탄했다. 하지만 A회사가 조금만 신경 쓰면 이런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텐데 A회사 사장이 왜 이런 사실을 모르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또 얼마 시간이 지난 후에 A회사 사장이 왜 이런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도 알게 됐다.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은 자신이 친척 명의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자신이 다니는 A회사에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B회사에 납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B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역시 친척 명의로 '가'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바로 B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친척 명의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A회사에 납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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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사람이야기>,<중국인의 탈무드 증광현문>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 산동성 중부 도시 한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연구>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위방식의 근저에 있는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중국인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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