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갈색주둥이노린재.버들잎벌레 번데기의 체액을 빨아 먹는 중에 무당벌레 유충이 다리를 물었다.
이상헌
우리갈색주둥이노린재도 한 몫 한다. 뾰족한 주둥이를 사냥감의 몸에 꽂아넣고 소화액을 주입하여 내부 장기를 쥬스처럼 녹여서 빨아먹는다. 초접사 사진으로 보면 반으로 쪼개진 빨대처럼 생긴 입틀로 사냥감을 찌른 뒤에, 빨대관을 타고 바늘과 같은 침을 밀어넣어 소화된 영양액을 흡입한다. 의외로 개미는 힘을 쓰지 못한다. 위험을 느끼면 잎벌레 유충은 개미가 기피하는 노랑색 독액을 방울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4월의 버드나무는 곤충의 구황식물
호박벌 여왕도 버드나무를 찾는다.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하기까지 버드나무 꽃이 요긴한 식사거리다. 여왕은 꽃밥과 꿀로 배를 채우고 적당한 보금자리를 찾아 화분을 경단처럼 빚은 뒤에 알을 낳고 밀랍을 바른다. 유충이 깨어나기 위해서는 섭씨 30도 정도가 유지되어야 하므로 여왕벌은 닭처럼 알을 품는다. 여왕 호박벌의 배에는 체온을 알에 전달할 수 있도록 털이 없는 부분이 있다.
수정된 알에서 호박벌 일벌이 태어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집단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늦여름에 이르면 수정되지 않은 알을 낳아서 생식을 위한 수벌을 키운다. 가을이면 로열 젤리로 키운 새로운 여왕벌들과 수벌이 짝짓기를 하며 겨울이 다가올 무렵이면 신여왕벌만 살아남아 이듬해를 기약한다. 호박벌 신여왕은 땅속으로 들어가 월동하며 이듬해 봄에 한살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