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섭 앱 서비스 화면
왓섭
왓섭이 지난 2020년 2월 회사 설립 이후 주력한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은행 계좌와 카드 정보만 연동하면 결제·지출처 정보가 직관적으로 리스트업 된다. 정기 구독 상품은 물론이고 대중교통비와 보험료, 인터넷 요금, 저축 등 고정적 지출이라면 결제수단을 불문하고 모두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셈이다.
"개인 소비 내역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AI 솔루션은 왓섭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저희가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는 정기결제 상품은 2021년 12월 기준 총 1472개이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 성향을 총 3600개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어요. 소비자에게 단순히 온라인 가계부를 써 주는 정도가 아니에요. 소비 통찰을 갖고 소비 결정권을 행사하며 능동적 소비 주체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이용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소비 대상을 인지하고, 거기에 돈을 쓸지 말지 빠르고 쉽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소비를 통찰한다는 것, 소비자를 통찰한다는 것
소비를 통찰할 수 있다는 건, 곧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왓섭의 궁극적 목표는 이용자에게 소비 통찰을 제공하는 걸 넘어 소비 자체를 위임받는 것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트렌드에도 민감한 친구가 있다면 기꺼이 믿고 쇼핑을 맡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자산관리사가 고객의 금융자산을 운용한다면, 왓섭은 개개인의 '고정비용'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소비관리사'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어떤 사람이 토마토를 샀다고 쳐요.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건강 상 이유로 식단 관리 중인 사람일지도 몰라요. 그가 며칠 후에 다른 제철과일을 구매했다면 전자, 닭가슴살을 샀다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전자에게는 과일 구독 상품을 추천하고, 후자에게는 식단관리 도시락이나 운동 용품을 추천할 수 있는 거죠."
개인의 소비 내역이 라이프스타일로 규정되기까지는 병렬적 분석도 효과적이다. 특정 품목에 대해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느냐는 단편적 데이터일 뿐이다. 품목과 업종의 경계를 지우고 총체적으로 소비를 바라보면, 드러나지 않던 소비 이면의 욕구와 의도, 목적을 발견할 수 있다.
"매일같이 커피를 사 마시는 20대 여성 소비자가 있어요. 그럼 이 사람은 커피를 엄청 좋아하고, 커피 구독 상품을 추천하면 관심을 가질까요? 그렇지 않았어요. 결제 내역에 어학원이 있었는데, 커피를 사는 카페 위치가 바로 어학원 옆이었거든요. 커피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학원에서 배운 걸 복습하기 위해서 카페에 자주 간 거죠. 이 여성에게 필요한 건 커피이기에 앞서 공부하기 좋은 환경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