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잇 모바일 앱 화면 캡처
쉐어잇
모든 사건은 물리적 공간에서 시작된다. 메타버스와 VR/AR 산업이 각광받는 요즘이지만, 아무리 가상현실이라도 '어딘가에 실존하는' 공간 속 개인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테면 VR 고글을 쓰고 가상 세계를 탐험하는 사람도, 그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휴공간 대여 중개 플랫폼 '쉐어잇'(대표 박상준)은 현실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곳이다. "상상 가능한 모든 공간을 연결한다"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유휴공간을 발굴해 대중 앞에 선보인다. 지난 2월 24일 서울 강남구의 쉐어잇 본사에서 박상준(39) 대표를 만나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 봤다.
"쉐어잇은 쉽게 말해 에어비앤비의 사업공간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스트는 자신이 보유한 어떤 공간이라도 빌려줄 수 있고, 유저는 목적과 비용, 입지에 따라 적합한 유휴공간을 찾아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죠. 시간 단위로 쪼개어 공간을 대여할 수 있어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공간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어요."
쉐어잇은 공간을 특정 기준과 잣대로 규정짓지 않는다. 플랫폼에 입점할 공간을 섭외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을 때도 특별한 자격이나 조건은 없다. 2016년 창업 후 4년가량은 중·고등학교 실내 체육공간, 대학 캠퍼스 유휴공간 대여에 집중했지만, 이후 공간 비즈니스를 확장해 지금은 60여 개 카테고리에 약 5000개 공간이 입점되어 있다. 소수의 번듯한 공간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필요를 충족하는 공간 풀(pool)에 주력한 결과다.
"학교 실내 체육시설은 학생 사용시간을 제외하면 50% 정도는 비어있어 성인 생활체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적합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중·고등학교 시설 대관이 막혔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도 어려워졌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공간들이 있었습니다. 소규모 파티룸이나 스튜디오, 사설 스포츠시설 같은 곳들이죠."
실제 2021년 본궤도에 오른 쉐어잇의 소규모 공간 대여 서비스는 성공적이었다. 코로나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고, 올해 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0% 성장했다. 농구, 풋살 등 운동 모임은 물론 생일파티나 동창회 등 친목 모임까지 소규모 이벤트 공간 수요가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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