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카페에서 바라본 동망봉
오창환
창신역에서 내려서 767미터라는 지도만 믿고 갔는데, 올라가는 길 경사가 엄청나다. 오늘 가려는 곳은 창신 숭인 채석장 전망대. 카페 낙타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큰길에서 사잇길로 접어들면 저 멀리 전망대가 보이기는 하는데 한참을 걷는다.
조선 시대에 한양에 수도를 정하는데 주산인 북악산을 중심으로 좌청룡에 해당하는 곳이 이 산이었다. 우백호인 인왕산과 마주본다. 산의 모습이 낙타 등처럼 볼록하게 솟았다고 하여 낙타산 또는 낙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낙타가 이국적인 동물임에도 불고하고 낙타산, 낙타고개라는 지명이 종종 있는 걸 보면 그 옛날에도 중앙 아시아나 아랍 쪽과의 교류는 활발했던 것 같다.
이곳은 풍광이 아름다워 조선 시대 문인들의 별장터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행인지 불행인지 낙산은 질좋은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돌산이다.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부는 이곳에 채석장을 만들어 총독부 건물과 조선은행, 서울역등 석조 건물을 지었다. 그 후 6.25 전쟁통에 피난민들이 산동네에 모여들어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동네에 와 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도 돌을 캐던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이 산이 여느 산 같았으면 오랜 시간 방치 되면서 모난 곳도 둥글어지고 풀도 나고 나무도 자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산은 돌산이라 그런 것이 없다. 나에게는 약간 이국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비쳐진다.
창신동은 불편한 교통과 무질서한 집들로 도시재개발이 추진되었다가 주민들의 합의에 의해서 기존 도시를 유지하면서 개발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된다.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건물이 창신 숭인 채석장 전망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