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 주사를 맞는 경기 성남 보바스기념병원 종사자 모습
성남시
접종 뒤 저는 앓아누웠습니다. 1차 때도 그랬는데 혼자 사니 어디 말할 곳도 없고, 해열진통제만 연달아 눌러 삼키며 참았어요. 근데 2차 뒤엔 심지어 '월경 장애'도 오더라고요. 예정에도 없던 생리가 갑자기 찾아오는 그거요. 머리는 아프고 쓰러질 것 같고, 출근도 어려울 정도여서 결국 미리 잡아둔 집수리 활동도 친구 약속도 모두 취소했습니다. 오늘이 2차 접종 뒤 4일째인데, 여전히 주사를 맞은 팔뚝은 끊길 듯 아프고 머리도 띵해요.
백신을 못 믿겠다는 건 아니지만 백신 자체에 대해 논해보고 싶어요. 백신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요. 저를 비롯해 다수 여성이 경험한 '월경 장애'는 사실 처음엔 정부가 인정하지 않던 부작용이었거든요. 질병관리청은 애초 이게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지난 8월 "여성들의 부정출혈(하혈)을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하게 해달라"는 국민청원에 4만7000명 가까이 동의한 뒤에야 부작용 중 하나로 인정했다고 해요(관련 기사:
백신 접종 여성들 '부정출혈' 호소..."임상시험서 고려되지 않아").
한편으론 이것도 '젠더 데이터 공백' 사례가 아닌가 싶어요. 앞서 추천한 책 <보이지 않는 여자들>에 나왔던, 스마트폰 크기와 여름철 사무실의 적정온도, 심장마비 같은 의료적 진단조차 40~50대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 생기는 문제들 말이에요(여성의 심장마비 증상은 남성과는 좀 다르다고 해요). 이번에도 여성이 겪는 부작용은 아예 무시될 뻔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