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래당 13차 전국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한 전국 미래당 대표들
이성윤
미래당은 아직 작은 원외정당이다. 하지만 거대정당 못지않게 때로는 당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당원들을 설득하며 당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정당은 작아도 당대표가 된 이후로 수용과 설득은 일상이 됐다. 각종 회의에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수용'과 '설득'이 필수다.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중앙당 공동대표 시절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전국 회의를 좋아하지 않았다. 전국 대표들이 모이는 이 자리는 길면 10시간가량 회의를 하는데 그 시간이 제법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빨리 마치려 하지 않았다. 자기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계속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설득과 수용의 시간이 지나면 약간의 이견은 있어도 합의안에 따른다. 그것이 전국 대표단들이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의원 하나 없는 원외정당에서도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오랜 시간 토론하고 그 결과는 받아들이는데, 거대정당인 국민의힘은 아직 합의하는 법도 모르는 듯하다.
지난 1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라고 양측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이 합의안은 국민의힘 내부 반발로 100분 만에 깨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16일 이준석 대표는 내부 반발에 대해 "내가 젊어서 그런 것 같다"라며 "김종인 비대위원장 당시에는 반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변명이었다. 대표가 합의를 했으면 당내 반발에 자기 소신껏 싸우며 설득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데 핑계가 고작 '내가 어려서'라니. 이준석 대표의 번복으로 인해 재난지원금을 받게 됐다가 100분 만에 취소된 국민에게 이런 변명이 가당키나 할까. 그러고는 또 지난 21일 송영길 대표와의 토론회에서는 다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재합의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능력은 '독해'나 '컴퓨터활용' 능력이 아니다. 설득하고 수용하면서 결과에 합의할 줄 아는 자세다. 자격시험을 도입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당내에서 독단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자격시험 도입이야 당내 문제지만 재난지원금 지급처럼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신중을 가할 것을 부탁한다. 프로보커터 당대표 때문에 전 국민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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