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벤쿠버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집단 폐사한 홍합들.
Toronto Star 유튜브 캡처
6월 말의 '리턴' 만큼은 아니지만 캐나다 서부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더위를 견디지 못한 건 사람들 뿐이 아니었다. 바닷물 정화작용과 함께 바닷새들의 먹이로서 생태계에 공헌하는 수백만의 홍합, 굴, 조개들이 산 채로 요리돼 입 벌리고 바닷가를 가득 메웠다.
체리가 나무에 달린 채 구워지고, 유채와 밀밭은 시들어 갈색으로 변했다. 가축들에게 줄 먹이와 물이 부족해진 농부들에게 남은 선택지란 가축들을 팔아치우는 일 뿐이다. 농부들은 그간 서서히 진행돼 온 기후변화에 대비해왔지만, 천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이번 폭염은 그 어떤 가상모델로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이미 식품생산과 공급망에 압박을 가해온 상황에 기후 스트레스라는 복병까지 더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아니라면 이번 폭염은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치명적인 폭염이 발생한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기능했다. 하지만 세계 기상 단체가 21가지 기후모델과 통계장치들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번 폭염의 가능성을 150배 가까이 높인 건 다름 아닌 기후변화였다.
최근 발표된 내츄럴리소스캐나다(Natural Resources Canada)의 보고서에 의하면, 강우 패턴의 변화, 고온, 해수면 상승, 폭염 같은 기상이변은 계속될 것이며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더욱 강화될 것이란다. 그리고 캐나다 경제의 모든 분야, 즉 생산과 공급, 식량 유용성, 무역, 이민 등에까지 기후변화의 심각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기후연구 단체(Canadian Institute for Climate Choices)의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 사회, 보건 비용이 2050년까지 수십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물론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다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심장질환, 뇌졸중, 고혈압, 당뇨 등 폭염 관련 의료비용은 21퍼센트 증가하고, 사망자도 매년 200~425명가량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기에 정신건강 및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 등 쉽게 추정하기 어려운 잠재적 영향까지 고려하면 그 비용과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캐나다 공중보건협회 사무총장 이안 컬버트는 기후변화를 "악화 일로에 있는 공중보건의 위급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기상학자인 나탈리 하셀 역시 CTV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욱 빈번해질 기상이변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구 온난화. 우리는 이미 그 증거를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현실입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이미 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므로 더 잘 대비해야만 합니다.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이번처럼 여러 지역에서 기온이 45℃까지 치솟는 일이 5년에서 10년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으며, 앞으로는 더 자주 보다 높은 강도의 폭염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지금 당장 일어나는 극단적인 기후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