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식단
이현우
식단에 변화를 주어 살을 빼거나 찌우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천성이 게을러서 식단을 변화 시켜 재구성하는 일이 매우 귀찮게 느껴졌다. 식단 구성은 크게 바꾸지 않고 탄수화물 양 자체를 좀 늘리기로 했다.
매번 먹는 식단에서 잡곡밥을 한두 숟가락 양을 더했다. 파스타를 먹을 땐 평소보다 면을 좀 더 넣어 먹었다. 채식 라면을 먹을 땐 국물과 밥을 함께 먹었고 비건 만두도 밥과 함께 먹었다. 간식으로는 과자를 먹었는데 조청유과나 인절미 스낵 같은 비건 제품이지만 정크푸드들을 자주 먹었다. 가끔 고구마나 감자를 밥솥에 쪄 설탕에 찍어 먹었다.
버무림(샐러드)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양을 늘렸다. 케일 잎을 두 장 더 썰고, 양배추 양도 늘리고, 방울토마토 양도 늘렸다.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도 몇 알씩 더 넣었다. '뭐라도 더 먹으면 살이 찌겠지' 하는 마음으로 '더' 먹었다. 그랬더니 살이 쪘다. 두 달 만에 2~3kg가 쪘다. 살을 찌우는 비결은 육식이든, 채식이든 하나다. 더 먹으면 된다. 간단하지 않은가.
살을 찌워보니 알겠다. 식습관만 두고 논하자면, 살을 빼는 방법도 무척 간단하다. 찌우는 방법 반대로 하면 된다. '덜' 먹으면 된다. 식단 정보를 찾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아 식단을 공개한다. 그때그때 조금씩 달랐지만 아침 식단은 거의 동일했고 점심과 저녁은 때에 따라 달랐지만 한 끼는 버무림(샐러드) 식단, 한 끼는 칼로리가 높은 식단이었다.
물론 이 식단은 평소에 어떻게 먹던 사람이냐에 따라 다르다. 이것보다 적게 먹었던 사람이 이 식단으로 변경할 경우 체중이 증가할 수 있고 이것보다 많이 먹었던 사람은 당연히 체중이 감량할 것이다.
채식하면 살 빠지나요?
모든 채식이 살을 빼는 지름길은 아니다. 식단을 구성하는 채소와 과일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양이 중요하다. 개인별로 살이 찌고 빠지는 요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예를 들면, 음식의 염도와 매운 정도에 따라서 식사량도 달라진다. 따라서 양이 적절하게 조절된다면 채식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체중감량을 위해 채식을 시도한다면 맵고 짠 음식, 그리고 고기의 유혹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즉, 목적이 채식 다이어트라면 채식에 실패하여 다이어트를 실패할 확률이 높다.
채식주의자는 모두 말라깽이 아니냐고 조소하는 이들이 있고 채식하면 몸이 약해진다고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채식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비건이자 '세계 1위 스트롱맨' 파트리크 바부미안은 그 누구보다 힘이 세고 우람하다. 국내에도 비건 보디빌더 최성문씨가 있고 롯데 투수 노경은 야구선수도 채식을 시작했다.
채식을 하면 모두 마르거나 몸이 약할 거란 생각은 편견이다. 이와 동시에 채식이 다이어트의 정도(正道)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체중은 채식/육식에 따른 게 아니라 '세부적인 식단 구성'과 '양'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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