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1일 '신동아' 온라인판에 게재된 노정태 철학에세이스트의 칼럼. 제목은 <"한국인 30% 민주주의에 반감” 文정부 비판 英이코노미스트의 숨은 근거>였다.
신동아 인터넷판 갈무리
1. 이념의 과잉과 무지가 만날 때 : 길 잃은 <신동아> 칼럼 그리고 동아일보사
지난 9월 인터넷을 달군 어느 평론가의 칼럼(<신동아> 게재)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문재인 정권이 피포위의식(siege mentality)에 사로잡혀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가 막힌 이유는 '남한의 자유주의적 지도자들이 내면의 권위주의를 발산'한다는 <이코노미스트>의 칼럼(8월 20일) 때문이 아니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외부의 비판에 인색하고 소수 친문세력이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는 솔직히 경청하고 해결책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의도적인 왜곡과 무지가 만나는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신동아>의 그 칼럼은 갑자기 '세계 가치관 조사'(World Values Survey)의 한 항목(한국인 중 '민주주의 반감' 응답자 30%)을 인용해 "한국은 러시아·이라크와 비교당해야 하는 정치 후진국"이 됐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 "책임은 문재인 정권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칼럼 원문 보기).
세계가치관조사는 민주주의와 신뢰, 종교와 가치관 등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들, 특히 비교 연구자들에게는 신뢰할만한 귀한 자료이기에 필자를 포함해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7차 조사가 언제 공개될지 목을 빼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러나 원자료(raw data)와 국가별 비교 자료의 공개가 모두 이뤄진 게 아니라 2021년에 이뤄지기 때문에 자료의 해석과 활용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며칠 동안 포털 사이트 뉴스랭킹 상위권에 오른 <신동아> 칼럼은 신중함이나 객관성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아래 퀴즈와 정답 그리고 해설을 살펴봐주시길 권한다.
[퀴즈 ①] 다음 자료는 어느 정부를 설명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