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눈길법정 스님 눈길; 법정 스님 결 따라 사랑을 명상하다 / 변택주 / 큰나무 / 15,000원
변택주
네 하루하루가 너를 이룬다. 그리고 멀지 않아 한 가정을, 지붕 밑의 온도를 이루고, 그 온도는 이웃으로 번져 한 사회를 이루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네가 있음은 절대이다. 없어도 그만이 아니란 말이다. 누이야, 이 살벌하고 어두운 세상이 그 청청한 네 아름다움에 힘입어 살아갈 만한 세상이 되도록 부디 슬기로워지거라.
"네가 있음은 절대이다"라며 이 살벌하고 어두운 세상에 그 청정한 네 아름다움에 힘입어 살아갈 만한 세상이 되도록 슬기로워지라고 말씀하신 법정 스님 결을 따라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할지 명상하는 방법을 책에서 살짝 다루기도 했습니다. 법정 스님이 나눠주신 말씀 바탕에서 사이를 명상하고, 사랑을 명상하고, 청빈, 선택한 맑은 가난을 명상하고, 이웃하는 종교와 삶과 죽음을 들여다봤습니다.
이 책에서는 급변하는 이 시대에 법정 스님 결 따라,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할지와 같은 교육에 비중을 높이 두고, 부부 사이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참다운 효도가 어떤 것인지를 비롯해 일과 일터 삶과 죽음처럼 '사이'를 깊이 바라봤습니다.
법정 스님 뜻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법정 스님과 인연을 다루며 펴낸 책이 모두 다섯 권입니다. <법정 스님 숨결>, <법정, 나를 물들이다>, <가슴이 부르는 만남>, <달 같은 해> 그리고 이번에 펴낸 <법정 스님 눈길>입니다.
어떤 이들이 갸웃거리면서 묻습니다. 법정 스님은 당신이 지은 말빚을 내려놓겠다고 하면서 '절판'해 달라고 말씀하면서 세상을 떠나셨는데 스님을 모시던 그대가 어째서 거듭 법정 스님 이야기를 풀어내느냐고요.
"절판하라!"는 유언을 발표한 이들이 법정 스님이 만든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임원들이었습니다. 저작권이 50년 갑니다. 그 뒤에 늘어 70년이 되었습니다만. 그동안 법정 스님 말씀이 이어지지 않으면 스승 사상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절박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유언을 발표하고 나오면서 맑고 향기롭게 이사 사임을 했습니다. 혹시 저승이라는 데가 있어 뒷날 스승을 뵈었을 때 치도곤을 겪거나 혼쭐이 나더라도 스승이 펴신 좋은 뜻을 거듭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나타난 바이러스 코로나19로 나라 안팎이 쑥대밭입니다. 이럴 때 책을 냈다고 알리는 것이 어쩐지 민망한 일이어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러다가 떠올린 법정 스님 말씀이 있습니다. 책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오래전 외환위기를 맞아 사람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우리에게 스승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