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대부, 전인권
종로문화재단
온몸에서 끓어오르는 한(恨)을 절절하게 녹여낸 독자적인 고음 샤우팅(shouting)은 이성의 논리를 넘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롤러코스터처럼 굴곡이 심한 인생길을 걸어왔지만, 긍정의 힘으로 일어서고 또 일어서길 몇 차례. 이제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 세월이 흘러도 전혀 퇴색되지 않은 음색과 자신만의 감성을 오롯이 지켜낸 한국 록의 대표주자, 가수 전인권을 지난 5월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1954년 서울시 종로구 도렴동에서 태어나 생후 8개월 무렵 삼청동으로 이사했다는 그는 그 이후 지금까지 60년이 넘도록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50년째 살고 있는 삼청동 가장 끝집
"그때 삼청동은 그야말로 달동네였어요. 인디언들이 텐트 치고 옮겨 다니면서 살잖아요. 마치 그런 인디언 부락처럼 그렇게 사는 집이 30가구쯤 있어서 구청에서 단속 오면 싸우고 그랬지요. 우리 집은 그런 쪽은 아니었지만 동네에서 가장 끝집이었어요. 산에 가까이 있었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의 변화가 대여섯 번은 족히 바뀌었을 법한 세월동안 삼청동 역시 옛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크게 변했다. 그렇지만 동네 안쪽에 자리한 그의 집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음악계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와 신뢰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그의 모습과 묘하게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