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가 19일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문래동 당사에 마련된 선거개표상황실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2007.12.19
연합뉴스 이정훈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이 당선된 것은 그 자신은 물론 나라의 횡액이었다. 건전한 가치관이 배제된 한국적 천민자본주의가 이명박과 같은 물신주의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득표율이 48.7%로 5년 전 노무현 후보의 득표율 48.9%보다는 적었지만, 여당 후보 정동영과 민노당 권영길 후보의 합계표가 이명박 후보의 표보다 훨씬 적다는 점은 그만큼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권영길 후보는 71만 2,121표를 얻었다. 선거 결과와 관련 분석가들은 경기침체와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들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명박이 경제만은 살릴 것 아니겠느냐는 기대치가 투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 전문가의 분석이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은 이미지와 연관이 깊습니다. 노무현의 언행이나 행동거지, 승부사 기질, 설익어 보이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입니다. 대개는 노무현의 언행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실정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성장제일주의 사고나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이 노무현의 언행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습니다.
'노무현의 실정'은 조선ㆍ중앙ㆍ동아 같은 언론 매체에 의해 크게 포장되고 확대되었습니다. 한미FTA 협정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아니고 5년간을 시종여일하게 공격했고, 노무현은 노무현답게 이들 언론에 즉자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주석 1)
선거 후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심상정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진보진영의 분열이냐 봉합이냐가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즈음에 당내에서 중대한 문제가 일어났다. 이른바 '일심회사건'이다. 서울지검 공안 1부가 '일심회'라는 단체를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로, 소위 일심회사건을 발표했다. 노회찬의 말이다.
"그때 일심회사건 관련자들 문제가 핵심이었다. 조직의 주요 당직자가 조직원들의 인적 사항을 포함한 주요 기밀을 조직 외부(북한)로 유출시켰는데 이를 내부에서 징계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주석 2)
심각한 문제였다. 그렇지 않아도 늘상 '좌경프레임'에 시달려온 처지에, 민주노동당 간부들의 주요 기밀 누출사건은 먹잇감을 찾던 수구세력에는 이보다 더 좋은 호재가 다시 없었다. 민노당을 향해 연일 좌경ㆍ용공이라 퍼붓고 이명박 정권의 족벌언론은 '빨갱이 색칠'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