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이상옥
용수철처럼 일어서는절반은 한국인- 디카시 <칭다오공항에서>
뭐가 그렇게들 조급한 것일까?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궁극으로 가야 할 곳은 한 곳이 아닌가. 중국 정주 명천그룹 북카페에서 5월 20일 열리는 제1회 중국대학생 디카시공모전 시상식에 참석할 겸 중국 대륙 여행을 하려고 먼저 칭다오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고성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 남부터미널로 와서는 공항버스를 다시 갈아 타 인천공항에서 칭다오를 경유하여 정주로 갈 계획이었다. 칭다오에서 일박하며 조선족작가협회 사람들도 만날 겸해서다. 물론 경유하면 항공료도 훨씬 싸다.
인천에서 오후 4시 45분 출발하는 산동항공이었다. 서울 가까이 오자 불현듯 정주의 숙소 아파트 열쇠를 깜빡 잊고 챙겨오는 않은 게 생각났다. 되돌아갈 수도 없고, 이 일을 어찌해야 하나? 앞이 캄캄했다. 물론 정주에서만 머물 생각은 없었지만 정주 숙소를 거점으로 15일 정도 중국에 체류하며 대륙 여행을 할 계획이었다.
절망감이 밀려들었다. 이렇게 정신을 깜빡깜빡 하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자조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 측에 말해서 예비키를 얻어야 하나? 아니면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어야 하나, 출국을 뒤로 미뤄야 하나 별 생각을 다하며 인천공항까지 왔다.
반전이 일어났다. 이번 시상식 참석을 겸해서 중국 대륙 여행이 목적인 걸 다시 상기해보니 아파트 키를 두고 온 것이 전화위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정주 아파트에 있게 되면 몸이 게을러져서 여행은 시늉만 하고 정주 주변을 빙빙 돌게 뻔했다. 이미 정주 주변은 거의 다 돌아봤다. 정주는 시상식 당일에만 머물고 나머지는 정주를 넘어 중국 대륙을 여행할 거라면 굳이 아파트 열쇠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