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담의 바위들600여 평의 꽤 너른 연못인 개울(계담)에선 이름 있는 일곱 바위를 비롯해 집채만 한 기묘한 바위들을 볼 수 있다.
김종길
시선을 들어 멀리 보면 개울 여기저기 울멍줄멍 널려 있는 집채만 한 기묘한 바위들을 볼 수 있다. 귀암, 혹약암, 사투암, 유도암(遊跳巖), 무도암(舞跳巖), 용두암, 비홍교, 일곱 바위 '칠암(七巖)'이다. 칠암 중의 하나인 혹약암(或躍巖)은 두꺼비가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에 이르러 개울은 600여 평의 꽤 너른 연못이 된다. 세연정은 이 개울을 막아서 만든 정원이다. 농부들이 개울을 막아 논에 물을 대던 보를 응용하여 윤선도는 크고 네모난 판석으로 보를 쌓아 개울을 막고 계곡 연못'계담(溪潭)'을 만들었다.
칠암 너머로 정자 하나가 솟아 있다. '세연정'이다. 세연(洗然)은 주변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짐을 말한다. 정자 뒤로는 우람한 소나무가 한 그루 있다. 봄이면 여기저기 어지러이 핀 영산홍과 대비되어 소나무는 홀로 청정하다. 세연정에는 동서남북 각 방향에 편액을 걸었다고 한다. 중앙인 북쪽에는 세연정, 남쪽에는 낙기란, 서쪽에는 동하각, 동쪽에는 호광루라는 편액이다. 칠암이 있는 서쪽에는 칠암헌을 따로 걸었단다. 세연정에 오르기 위해서는 엎드린 거북 모양의 바위 다리인 '비홍교(飛虹橋)'를 건너야 한다.